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 세계를 빛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 명진 어린이책 6
신웅진 원작, 김경우 글, 가랑비 그림 / 명진출판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은 터인지라, 그 책의 어린이판이라는 이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갔습니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인간 반기문이라는 초점에서 벗어난, 저자들이 아이들을 위하여 어떻게 색다르게 책의 내용을 구성하였을까, 어린이들에게 반기문 총장의 어떤 면을 부각시켜서 강조하였을까 하는 등의 조금은 본질과 벗어난 데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베스트셀러의 어린이판이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지라 이것도 하나의 유행이 되어가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과 교육적인 내용들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읽히는 것의 좋은 의도를 인정하더라도 조금은 씁쓸한 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구요. 이제는 어른들의 베스트셀러가 아이들의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결국은 그건 또 다른 면에서의 우리 사회의 획일성을 뜻하는 건 아닌지 하는 잡념도 생깁니다. 아마도 꼬리를 무는 이런 부정적인 잡념들로 인한 씁쓸함일 듯 합니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읽으며  반기문 총장님의 삶을 통해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꿈꾸며 꾸준히 준비한,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준비가 어떤 자리나 권세를 위한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에서의 준비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신선함이 가득하였고, 그의 준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작게는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주변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크게는 외교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 절제와 인내와 노력이었으며, 또한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기 위한 순수한 노력과 준비였다고 인정할 만한 삶의 모습이었기에 그를 더욱 존경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영웅을 만들줄 모른다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그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됨을 사심없이 축하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살아있는 사람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가득해지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의 직을 마치는 날까지 <가슴에는 한국을, 시야에는 세계를> 품고 비상하는 멋진 그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출신의 세계인이 사랑하는 사무총장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함께 말입니다.  

 이 책은 내게 그러한 자랑스움과 뿌듯함을 안겨 주었던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바탕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용을 고르고, 가다듬은 것입니다. 그리고 제목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가 암시하는 것처럼, 반기문 총장의 삶에 대한 위인전 형식의 담담한 시각의 기록이기보다는 그가 그리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어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총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 봅시다라는 식의 글로 이어지구요.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다면, 반기문 총장님처럼 OOOO OO를 해요'라는 식의 형식으로 열개의 단원이 이어지고, 내용도 거기에 맞추어 간추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내용 각각은 반기문 총장님이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그의 삶의 모습 즉, 근면하고 성실함, 꿈을 간직하고 꾸준하게 노력함, 용기, 최선을 다함, 성실함과 겸손, 그리고 도전 등의 모습이 근간이 되고 있지만 그것들이 너무 성공한 사람이라는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삶을 조명함으로 인한 염려가 슬쩍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염려는 곧 이 책이 한 사람의 삶의 가치를 순전하게 인정하고 조명하는 위인전의 형식이 아닌 세상에서의 성공을 독려하는 자기 계발서나 처세서 형식의 글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어집니다. 이 책의 의도를 너무 오버해서 이해한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내겐 아이들에게 성실하고 근면하게 자신의 인생을 가꾼 훌륭한 모범을 소개했다는 좋은 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이 책에 대한 마음 한 구석의 씁쓸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한 연유로 나의 아이들이 반기문 총장님의 삶이 그 자체로서 아름다왔고, 그 아름다움이 보상받은 형태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이지,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기에 그의 삶을 아름다웠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집니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아이들이 이 책에 소개된 반기문이라는 하나의 모범을 통해 꿈과 희망을 품고 그것을 이루어 가는 대한의 자녀가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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