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2 - 동물 편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2
최승호 지음,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도 생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조기영어교육에 목숨을 거는 부모는 아니지만 아이가 배울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는 아이가 많은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터라, 재미있게 흥얼거리는 수준의 영어책은 영어에 대한 관심이 생긴 초기부터 매번 구입하기도 하고 눈에 익혀두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영어책의 상당수는 라임이라는 형식을 따라 노래로 꾸며지기도 하였구요. 그래서 그런 형식의 책이 영어만의 독특한 표현수단이고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교육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가 한글을 배우면서 접한 책들에서는 그런 시도를 볼 수가 없어서 -실제로도 한글로 라임을 흉내낸다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우리 말로는 어려운 거라고 그래서 그런 영역은 없는 거라고 이내 단정짓고 살고 있던 참이었는데....

  최승호 시인의 두번째 <말놀이 동시집2>를 보면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습니다. 어딘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본래 영어에서도 라임이라는 것이 의미보다는 운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겠기에 그런 어색한 부분의 상당수가 의미 전달이 조금 부적절한 듯 하다는 느낌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상쇄하면 상당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쪽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늘어나고 글들이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영어에서 통용되는 수려한 라임들에 못지 않은 글들이 우리 말로도 표현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르던 김소월 작시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라는 노래만큼 멋지고 정이 담기고 우리의 마음이 담긴 영시를 개인적으로 보지 못했는데,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 I'm a litttle teapot  .....'하며 멋지고 길게 이어지는 라임이 갖춰진 노래보다도 더 멋진 우리 동요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이 동시집을 보며 함께 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 영어라임 노래를 따라하는 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읽다보면 이 글들 속에서도 아이들이 나름의 재미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함께 가지게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시인의 신선한 시도가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멋을 살리는 새로운 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저는 시인의 땀흘려 쓴 동시를 아이들과 큰소리로 읽어내려 갑니다. 그리고는 이 동시의 특징이 뭔가를 집요하게 물어볼 참입니다. ^^

  말에게 / 말하지마 / 말의 생일선물로 / 말에게 무엇을 준비했는지 / 말하면 안돼 (말, 2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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