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
신웅진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 이분의 얼굴을 기억에 남게 본것은 아마도 좀 떠들썩하게 물러났던 윤영관 외교부장관의 뒤를 이어서 새로운 외교부 장관이 되었을 때였던 것 같은데, 더 정확하게 그리고 뚜렷하게 제 기억속에 각인시킨 계기는 이라크에서 있었던 김선일씨의 희생 뒤에 가졌던 기자회견의 모습이었던 듯 합니다. 그 당시에는 이분이 우리 외교부 장관이라는 사실, 우리 외교부나 정부가 참 무능하다는 사실등의 부정적인 정보와 사실들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던 때였고, 인간 반기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저리 시간이 흘러 작년 가을에 혜성처럼 나타난 분이 다시 이분 유엔 사무총장 후보, 그리고 유력한 후보에서 금새 확정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반기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5000년 역사의 가장 큰 경사라는 칭찬을 받은 사건의 주인공이 과거 김선일씨 사건때 침통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무능하게만 보였던 그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리 그의 진면목을 알려주려는 책이 활짝웃는 그의 웃음을 담고 외교부 장관도 유엔 사무총장도 아닌 인간 반기문이라는 이의 향기를 전해주기 위해 내게 안겼습니다. 물론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안되었다면 이 향기를 내가 맡을 수 없었겠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그의 향기를 초야에 묻어버리기에는 하늘도 너무 아까웠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웃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친근한 동네 아저씨나 할아버지의 웃음을 닮은, 강렬함 보다는 포근한 그리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유약한 듯한 미소를 지닌 그가 어찌 그런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가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관심의 촛점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나라가 그를 택하게 만들었던 인간 반기문의 향기는 무엇이었을까?  첫째로는 그의 순수한 열정의 향기를 들고 싶습니다. 공부를 하면서도 그는 공부가 좋아서 그리 열중하였던 것이지 출세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여 한 것이 아니고, 외교관으로서 자신의 일을 할 때도 그의 자세는 출세가 아니라 외교관으로서의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려는 열정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그랬기에 자신이 동기나 선배들보다 앞서 나가게 되었을 때 순전히 그들의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용기도 가질 수 있었고 진심을 통하게 할 수도 있었던 듯 하구요. 짬을 내어 프랑스어를 배우는 모습, 오스트리아 대사 시절 춤을 배우는 모습, 그리고 그가 했던 업무의 예들에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최선의 모습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한 열정의 향기를 흠뻑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두번째로는 성실과 청렴함의 향기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출세하기 위해서는 성실과 청렴보다는 적절한 권모술수와 아부가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겝니다. 하지만 책속에서 대하는 반기문이라는 사람에게선 아마도 체질적으로 그런게 들어서지도 못할 듯 한 느낌입니다. 가난하던 외교관 시절 달러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절약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청백리의 기개를 느끼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일생에 새겨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산다는 것의 모범답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는 따뜻하고 선량한 인간됨의 향기입니다. 학생시절부터 자신이 공부를 잘 한다고 다른 아이들을 무시하지 아니하였고, 외교관으로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 나갈때면 반드시 상처받을 사람들을 생각해서 먼저 양해를 구하고 머리 숙일줄 아는 사람이었으며, 자신에게 권력이 있을 때도 반드시 아랫사람을 배려하고 그들의 잘못까지도 따뜻하게 포옹할 줄 아는 인간됨이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넷째는 자기 절제와 인내의 향기입니다. 두 자녀를 결혼 시킬때의 모습에서 그의 청렴함과 공직자로서의 자존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번쯤은 고위 공직자로서 자식이나 상대의 집에 폼을 내고도 싶었겠지만 그는 가족만의 결혼식을 지키는 자기 절제를 보여줍니다. 성실함이나 선량함 그리고 열정을 향한 노력들도 결국 자기 절제가 없었다면 물거품이 되었겠지요. 그리고 국민의 정부시절 차관에서 물러나 실직자가 되었을 때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이, 그리고 격에 조금 맞지 않았지만 한승수 외무부 장관이 제안했던 유엔총회의장 비서실장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였던 것이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실질적인 자양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섯째로는 가족의 향기입니다. 선량하게 그를 보살폈던 부모님과 그의 뒤에서 지난한 세월을 묵묵히 견디어 주었을 그의 아내의 자리가 그의 향기의 보금자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삶을 통해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꿈꾸며 꾸준히 준비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준비가 어떤 자리나 권세를 위한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에서의 준비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신선함이 가득하고, 그의 준비하는 자세라는 것이, 작게는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주변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또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크게는 외교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 절제와 인내와 노력이었으며, 또한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기 위한 그러한 순수한 노력과 준비였기에 그를 더욱 존경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이유가 되고, 그의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됨이 사심없는 축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로 훌륭한, 살아있는 사람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가득해지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가 그의 직을 마치는 날까지 <가슴에는 한국을, 시야에는 세계를> 품고 비상하는 멋진 그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출신의 세계인이 사랑하는 사무총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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