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천재들
진 랜드럼 지음, 조혜진 옮김 / 말글빛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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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는 남을 위해 여덟 시간씩 일하기가 싫어서 자신을 위해 열 여섯 시간씩 일하는 사람이다.'

 처음 책소개를 대하며 성공한 사람들도 각기 나름의 특징이 있을텐데 하고 생각하며 내게도 그런 장점이 있지 않나 슬쩍 들춰보지만 결국 소시민에 가까운 모습에 조금 실망(?)했습니다. 책에 소개된 10명의 인물이 너무 거창한 사람들이어서 더 그랬겠죠. 그리고 400페이지가 넘는 책 분량도 읽기 전에는 조금 겁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솔직히 난 그리 야심에 찬 사람이 아니라고 남들앞에서 표현할지라도, 마음 한구석에 그들만큼 이루고자 하는 꿈조차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들보다는 조금 더 부족한 면이 많을 뿐이라고 해야겠지요. 트럼프가 소개된 7장의 '대물이 되려면 대범하게 생각하라'는 제목을 보며 나름 기대를 안고 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대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범(?)하게 이 책에 덤벼 물어뜯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을 기업의 천재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위대한 기업가나 성공한 기업가 등의 조금은 상투적인 표현을 외면하고 그들을 천재들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이 단순히 큰 기업군을 이루고, 재산을 많이 모았다는 의미의 기업가가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와 변혁을 사회에 던진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동식 조립라인이라는 획기적인 작업방식을 도입하며 중산층의 신화를 이뤄낸 헨리 포드, 이름만으로도 패션과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코코 샤넬, 소매업의 얼굴을 바꾸어 놓은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 기존의 관습을 무너뜨리며 탄생시킨 플레이보이의 휴 헤프너, 콤퓨터에 대해서 문외한이면서도 산업의 전산화를 이루고 두번의 대통령 선거에 과감히 뛰어들었던 EDS의 로스 페로, 살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마샤 스튜어트, 부동산과 카지노를 통해 거대한 트럼프 왕국을 건설한 도널드 트럼프, 브랜딩의 왕으로 불리우며 최근까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밀리언 달러 티켓의 바탕 실화였던 리처드 브랜슨, 인터넷 상거래의 혁명을 가져왔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간 유통상을 배제하고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며 거래를 시작했던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이상 10명이 저자가 분석한 기업가들인데, 이름의 면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천재라고 표현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기업을 일궈 큰 돈을 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기존의 것을 파괴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경제, 사회적인 파장과 변화를 이끌어 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가장 큰 특징일 듯 합니다. 저자 랜드럼은 이러한 사람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12가지의 천재기업가의 특징을 제시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실패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워라.

 2. 약점을 공력하여 성공으로 만들어라.

 3. 한계를 시험하라. 대승을 거두려면 큰 위험이 수반된다.

 4. 돈이 아닌 목표를 따르라.

 5. 깨지지 않는다면 부숴버려라.

 6. 실질적일 것인가 환상적일 것인가에 대한 답부터 시작하라.

 7. 믿어라. 그러면 세상은 당신이 어디로 가도 따라올 것이다.

 8. 극도의 완벽주의가 권력을 장악하는 방법이다.

 9. 거물이 되기 위해서는 크게 생각하라.

 10. 이미지는 브랜딩의 모든 것이다.

 11. 즉각적인 만족을 피하라.

 12. 관습과 전통적인 교리를 피하라.

 그리고 저자는 천재 기업가들의 실체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분석을 보여주는데, 그들은 출생순서에 있어서 첫째인 경우가 많았고 -첫째가 아니더라도 리더의 역할을 하였거나- 부모가 자영업자여서 협상, 독립심, 자립성에 대한 자연스런 교육과정이 있었고, 정규교육을 완벽하게 마치거나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평균이상의 지능은 가진 이들이었으며, 상류층이기보다는 중산층이나 중하층의 태생이었고, 보통은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실전에 임해 경험을 쌓았다는 것 등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10여년에 걸친 직업적인 훈련과정을 거쳐 성숙기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또한 성격적으로는 자신의 가치를 성취와 결부시키고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타입이며, 전통적인 관습을 무시할 수 있는 인습타파형의 성격과 심리학적으로는 조증의 경형을 가지고 있고, 종교집단의 교주와 같은 카리스마, 위험을 감수하고 스릴을 찾아다니는 호전적, 전략적, 창의적인 성격 특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앞서 갔던 사람들, 변화를 일으켰던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들의 특성과 자질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 책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언급했듯이 위의 특성이나 자질들은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입니다. 위의 특성을 지닌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실패하고 주저 앉았겠지만, 여기 소개된 이들은 결국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뤄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도달했는데, 결국 그 차이는 위대한 기업가들은 물리적이 아닌 추상적인, 의식적이 아닌 무의식적인,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초현실적인 자신만의 세계에서, 다른사람의 관점을 외면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의 철학에 따라 움직였다는 특별함에 있습니다. 그러한 특별함이 이들의 위대함을 낳은 것이구요. 결론이 이리 흐른다면 위대한 기업가들은 결국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것이고 다만 조금 다듬어진 것 뿐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런다면 이책을 읽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가진 자원과 열정 그리고 직관력을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내부를 성찰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부단히 도전하라는 도전의식을 던져주는 정도일 듯 합니다. 위대한 기업인이 되기위한 청사진이나 단계별 메뉴얼 같은 것은 아예 이 세상에 없는 것일테니까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눈과 느끼는 감각은 키가 자랄겁니다.

'거물이 되려면 대범하게 생각하라'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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