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돈을 묻어라 - 5년 후 부자경제학
정종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예금이나 적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재테크의 큰 축들입니다. 이 축들중에 2006년 한해 재테크 분야의 제1순위는 아마도 부동산이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재테크 수단들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일텐데 -물론 강남과 수도권 일부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의 정책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연일 치솟는 아파트 등의 주택가격은 가진자에게는 웃음이었겠지만, 그걸 앞으로 가져야 하는 사람에게는 절망 그 자체였을 듯 합니다.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2005년의 숨가쁜 상승장이 꺽이고 지루한 조정을 보인 한해인 듯 합니다. 기억으로는 한때 주가지수가 1700, 또 어떤이는 2000까지도 갈거라고 분위기를 부추기며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것을 주문했던 듯 한데,  연말에 이르러서 보면 그것은 뜻을 이루지 못한 하나의 유혹으로 끝난 듯 합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도 크게 이득을 보지 못했다는 기사가 이어집니다. 많이 오른 주식은 내다팔고, 많이 내린 주식을 열심히 사들였다는 기사도 보이는데, 역시나 개인이 직접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무모한 일이라는 일반화로 이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이젠 재테크가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기에 여전히 소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느줄에 서야할 지 고민스러운 일이 반복됩니다. 많지 않은 돈을 잃지는 않아야 하겠고, 통장에 넣어두자니 실질소득은 마이너스라는 소리가 들리고, 그런다고 과감히 주식에 투자하자니 위험스럽다는 생각이 앞서고, 부동산에 들어가자니 들고 있는 돈도 많질 않고 정부의 규제도 더 강력해지는 듯 하고 너무 올라서 꼭지를 잡고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항상 바보들은 생각만 한다는 말이 다시 조롱하듯이 귓전을 울립니다.  이런 고민스런 상황에서 다시 주식투자를 권유-또는 유혹-하는 이 책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주식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 시장의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21인의 '투자고수'들의 입을 빌어 실패하지 않고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투자의 철학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백전백패의 불명예스런 역사를 지닌 개미들에게 우리 시대의 절대 고수들의 투자철학은 무엇이고, 그들은 주식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투자는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들의 삶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주식이란 무엇이고, 투자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자연스런 시각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책에 소개된 21인의 투자철학이나 관점은 겉보기에는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양립할 수 없는 논리일 듯도 한데 결론적으로 그들은 모두 시장에서 윈-윈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치주와 성장주, 채권과 주식, 그리고 공격적인 투자와 지극히 보수적인 투자, 회사를 찾아다니며 얻은 지식과 정보로 하지만 때로는 시장전체를 보는 직관과 통찰력에 의존하여 투자하는 모습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생각하게 합니다. 투자시장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답을 찾거나 때로는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결국 21인 각자가 말하는 자신들의 투자철학이나 방식이 인정받게 된것은 그것들이 머릿속에서만 나온 산물이 아니라 그들이 십수년씩을 시장에서 체험하고 때로 시도하며 실패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것들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요점일 것 같고, 그러기에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바르게 이해하고 다가오는 주식의 시대에 대비하고 실행한다면 2005년 주식시장의 상승기나 2006년 부동산시장을 쳐다보며 가졌던 소외감이나 씁쓸함을 웃음으로 바꿀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이 직접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는 듯 하고,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개미들의 투자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몇가지 원칙을 나름대로 정리해 봅니다. 먼저는 직접투자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펀드상품 등의 간접투자가 더 적당할 듯 합니다. 하지만 정말 직접투자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확실히 아는 종목을 택하여 시장에서 독점력과 배당을 갖춘 가치주를 찾아서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겠고, 생활속에서 끊임없이 무엇이 잘 팔리고, 어떤 광고가 호응을 얻고 있는지등의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필수겠지요.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고 직접투자를 해보고 싶은데 개별종목을 분별할 여유도 지식도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될때는 ETF에 대한 투자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다른 여러가지 원칙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이 세가지가 이 책을 읽으며 얻은, 내가 투자한다면 적어도 이런 기준안에서 하겠다 싶은 결론입니다. 그리고 덧붙이는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는 투자를 하겠다면 그 시장에 대해서 열심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겠다는 사실입니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주식투자로 성공한 개미투자자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었더니 '엉덩이가 무거우면 이긴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단순무식해 보이는 투자철학이지만 상당한 옳음을 담고있는 깊이 있는 말인듯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나름대로의 투자철학을 세우고 부단히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시장의 흐름에 대해 공부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주식에 돈을 묻어라'고 권하는 이 책은 아름다운 초대장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의 시대가 된다고 하니 무작정 다시 뛰어들고 보자는 사람에게는 다시 한번 치명적인 유혹이 될 것 같습니다.  나를 비롯한 모든 개미들에게 이 책의 21인이 들려주는 주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2007년에는 아름다운 초대장으로 빛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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