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하루라면
한창욱 지음 / 새론북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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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마지막 하루.  우리중의 누군가는 오늘이 그날이 되어버려 안타깝고 슬픈사람이 있을것이고, 우리에게도 살아있는 한 언젠가는 그 하루가 오늘이 되겠지요.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것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내년도, 내후년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입니다.

 숲속의 입이 큰 토끼 수다와 귀가 큰 토끼 아하가 사냥꾼의 덫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생의 마지막을 맞은 이 토끼들은 아무 소용없는 몸부림마저 포기한 채 안타까움과 탄식으로 다가오는 사냥꾼-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사냥꾼은 토끼들에게 생의 마지막 하루를 선물하고 그들을 풀어줍니다. '이런 기적같은 선물을 받는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수다는 배불리 먹고 실컷 잠을 자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하는 아이를 꼭 끌어 안아주고, 아내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겠다고 합니다. 하루 뒤에도 사냥꾼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새 삶을 얻은 이후로 수다는 그의 방식대로 살았고, 아하는 마지막 하루가 되었던 날 깨달은 깨달음을 실천하며-무질서했던 생활을 정리하고 가슴벅찬 비전을 가슴에 품고 오늘이 마지막날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또 다른 마지막 하루를 향한 삶을 살아갑니다.

 매일 매일을 나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하루처럼 살아간다면, 분명 내 삶은 지금처럼 나태하거나 권태스럽지 않을 것이고, 작은 욕심에 얼굴을 붉히지도 않을 것입니다. 가진 것이 자랑이 되지도 않고 못가진 것들이 부끄러움이 되거나 낙망하는 이유가 되지도 않을 듯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좀 더 따뜻한 말과  글, 정직과 감사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사랑이 담긴 삶이 되고, 내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꿈을 꾸며, 그 꿈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행복을 소유한 삶이 되고, 지나가는 시간을 쳐다보지만 않고 여러 곳을 찾아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체험이 가득한 삶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심이나 행복뒤에 오는 '하지만'이라는 이 단어는 매번 물길의 방향을 역으로 돌려버리는 참 못된 녀석입니다- 내 살아있는 의식의 저편에서는 그래도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 아니고, 내일도 모레도 있는데 하는 달콤한 유혹이 고개를 듭니다. 너무 극단으로 몰아가는 그런 충격요법까지 필요하겠느냐는 설득도 내 마음속에서 솟아오릅니다. 이건 다시 얻은 하루와 나머지 날들을 배불리 먹고 잠자는 데 기꺼이 투자한 입 큰 토끼 수다의 삶의 방식인데 말입니다. 

  정말로(?)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하루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아마도 귀 큰 토끼 아하가 했던 일이 내가 가장 먼저 하겠다고 나설 일인듯 합니다. 내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그렇게 가깝게 불러서 안아주고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 누이, 형님, 동생, 친구들, 은사님, 목사님..... 아! 한마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는 말을 전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할 듯 합니다. 이 안타까움을 진짜 내 인생의 마지막날에 지고 가지 않으려면, 저자가 말한 것 중에서 간단한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날에는 내 가족들에게 미소지으며 함께 웃고 울며 살을 비비며 살 수 있어서 고마웠다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서로 서운하지 않을 그런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뒤 다시 사냥꾼의 덫에 걸린 귀 큰 토끼 아하는 옛날처럼 불안하지도 안타깝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냥꾼이 올 아침을 기다렸습니다.

 분명 오늘 살아있다는 것은 희망이자 기회입니다. 그런 하루 하루가 알차게 모여 마지막 그날에는 인생을 돌아보며 차분히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축복된 삶이 나의 것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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