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오늘 몇 번을 칭찬했는냐는 아이도 원치 않는다. 오늘 아이가 납득할 만한 칭찬을 몇 번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 진정한 엄격함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욕망을 자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안된다고 밝히고 참아야 할 때는 참는 법을 가르쳐 주는 마음가짐이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위의 두 문장에 많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칭찬교육. 이제는 아이의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서 직장에서도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함으로, 직원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기를 살려주자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저자가 말하였듯이 '칭찬하기' 자체는 훌륭한 감정의 표현 수단이 될수도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긍정적인 힘을 지닌 것이지만, 이것이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때 나타나는 뒷면의 모습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 있는 지적은 단순한 심각함이 아닌 아이의 부모로서 문제의식을 가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아이를 교육할 때, 사소한 일이라도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려는 칭찬교육은 아이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아이가 옳은 방향으로 반응하도록 인도할 수 있고, 자신감을 갖게 하며, 아이와의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효과로 인해, 현재는 많은 지지를 받고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먼저는 장기적인 안목의 결핍에 대한 지적입니다. 칭찬으로 인한 자신감과 의욕, 동기부여 등이 진정으로 아이를 지지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교육의 근본목적에 대한 인식부재에 대한 지적입니다. 교육의 목적이 여러가지로 표현될 수 있겠지만 저자는 교육은 궁극적으로 '자립 지원' 즉 홀로 서기를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비추어보면 칭찬교육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무익하거나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교육의 방법도 결국은 그 이면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구나, 부모도 공부하고 생각하면 살아야 하겠구나 하는 강한자극을 받게 되는 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단지 칭찬하는 방법으로 인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던 것뿐만 아니라 칭찬교육 자체에 대해서,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독이 될수도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저자가 돌고래 쇼와 칭찬교육을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였습니다. 내아이들과 돌고래를 비교하다니-아주 단순한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이지만-하는 생각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쇼를 준비시키기 위해 하나의 동작을 해낼 때마다 먹이를 주어 쇼를 완성해가는 돌고래에 대한 교육방법과 모든 것에서 칭찬거리를 찾아내서 반복적으로 칭찬하고 아이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는 것이 하나도 다를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먹이가 도구로 사용되듯이 칭찬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도구화 되어 아이가 자신의 의지와 생각대로 자라는게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의 의도와 통제에 따른 반응을 하게되고, 결국은 다른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집착하는 주체성 상실과 자신의 일의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정적으로는 그래도라는 생각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칭찬은 다 좋고 다만 기술적인 방법의 문제만이 고려되어야 하는것이 아니라, 잘 뒤집어 보면 근본적인 문제들이 감춰져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상당한 통찰력과 타당성이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제대로 칭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도구화 하지 말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칭찬을 해야하고, 정말 칭찬하고 싶은때라도 참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지적 또한 부모된 자로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식의 칭찬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결국 교육이라는 것이 아이가 잠시 부모 앞에서 재롱떨고 으시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마음이 재촉하더라도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아 주는 부모, 아이를 믿고 아이가 직접 부딪치면서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어 주라는 저자의 권고는 넘어질까 다칠까 미리 달려가는 나 같은 부모에게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은 아이 자신이어야 하고,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대신 그려줄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참된 사랑 - 무조건적인 사랑, 자상함과 엄격함을 겸비한 사랑, 그리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사랑-이라는 저자의 말을 가슴에 담고 책읽기를 마무리 합니다.

 나의 아이들이 조그만 풀장에서 춤추는 고래가 아니라, 망망대해를 품에 안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용기있는 고래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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