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의 수수께끼
서프라이즈정보 지음, 한유희.김민경 옮김, 이강훈 그림 / 비채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색은 Blue 입니다. 좀더 세밀한 표현을 하자면 넓은 대양의 깊고 맑은 Ocean-Blue와 드넓은 가을하늘에 펼쳐지는 Sky-Blue 입니다. 이 색들이 내게 의미하는 건 자유로움, 드넓음, 시원함, 절제, 품위 등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사 나의 느낌보다 더 잘 정리된 블루에 대한 색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설명에 따르면, 파랑색은 자유, 희망, 조용함을 느끼게 하는 색으로 안정적이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신뢰와 비전이 가장 높은 색이어서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갖게하고, 희망과 성공의 색으로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자극하는 색이랍니다. 어쩜 이리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표지부터 선명하고 깔끔한 색채를 내뿜는 특이한 이 책이 전해준 유쾌하고 별난 지식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주변에 지천으로 깔린 사물들이 옷입은 여러가지 색깔들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만을 생각하며 살던 내가, 살아있는 동물도 아니고, 애착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물도 아닌, 색깔이라는 세계와 소통을 하는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색에는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새삼스런 깨달음에 '이건 왜 일까?'라는 의문을 하나 더 달고 살게 됩니다. 색깔에 담긴 신기한 비밀과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해 숨겨진 지식세계를 담은 이 책은 내 속에 잠재된 호기심을 일깨우는 또다른 신비한 힘을 지닌것 같습니다.

 사물에 입혀진 모든 색깔에는 의미가 있다. 영화제의 레드카펫, 빨간색의 우체통, 파란하늘과 바다, 하얀 구름, 빨간 사과, 투명한 물과 하얀 눈, 항복할 때 사용하는 하얀색 깃발, 신호등의 빨간색 정지신호와 파란색 보행신호, 비상구의 초록색,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의 빨간색 간판, 축구심판의 검정색 복장, 등푸른 생선의 하얀 배, 얼룩말의 검은 줄과 흰 줄, 호랑이의 줄무늬, 초록색 수술복, 어두운 술집의 조명, 음식점이나 술집의 빨간색조의 인테리어, 원숭이의 빨간 엉덩이, 두루미의 빨간 머리, 까만 벨벳천 위의 진주 등에서 사용되는 각종 색깔들에는 나름의 합당한 이유나 의미를 지니고 있답니다. 그래야만 하는, 그럴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리 유도해서 이용하고자 하는 그런 이유나 의미가 어우러져서 당연히 그런 것으로 생각되는 모습이 된거라고 합니다.

 이럴때는 어떤 색이 좋을까요?  가장 안전한 자동차의 색깔은? 방을 넓게 보이려고 할려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고 한다면 벽지를 어떤색으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의 방은 어떤 색조의 가구나 침대를? 병원의 대기실에 적절한 색상은? 식당의 좌석 회전율를 높이기 위한 색깔 전략은? 음식맛을 내기 위한 색의 배합은? 다이어트 할 때 좋은 음식 그릇의 색은? 등등 가끔씩 궁금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무심코 지나치거나 신경쓰지 않은 곳에 색의 비밀이 숨어있고 우리의 삶을 좀더 활기차고 편안하게 인도하는 열쇠가 있기도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의문을 찾아내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새로 냉장고나 가전 제품을 마련해야 한다면, 우리 집에는 어떤 색이 좋을까? 등등 말입니다.

 일반인들이 식별할 수 있는 색은 1,000가지 정도라고 하는데, 천재 아티스트는 1,000,000가지 색을 구분하고, 모니터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은 16,000,000가지 라고 합니다. 이미 인간의 감각을 저만치 넘어선 색의 세계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회사의 이미지 창출과 제품의 판매를 위해 다양한 색들을 매개로 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는 그들이 홍보하는 세계에 무심코 끌려가는 소비자가 되는 셈이구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최소한 색에 홀려서 무작정 끌려가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들이 상품을 통해 의도하는 바를 나름 구분하는 안목을 지닐 수 있을 테니까요. 하여간 이 책으로 인해 신비한 색의 세계에 푹 담겼다 나올수 있었고, 그 후로는 내가 눈을 뜨고 집을 나서면 무수히 대하게 되는 수많은 색상들의 세계에 '왜일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그 답을 찾아 조용히 귀기울일 수 있게 되고, 살아있는 색깔들의 세계와 만날 수 있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시간들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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