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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안에 난 달라질 거야 -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아주 특별한 비법
김현태 지음, 송진욱 그림 / 미다스북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긴장감, 게으름, 화, 무관심, 중독, 거짓말, 욕심,
이 책이 다루는 일곱가지 이야기의 주제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한가지 정도는 붙어 있을 나쁜 습관 또는 태도입니다. 저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에 잡혀갈 처지에 처한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꿈이나 희망을 심어주는 일을 하지 못한게 한이 된다는 듯 순순히 그를 따라가지 않고 버티다가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로부터 하루에 한명씩 일곱명의 아이를 도울 기회를 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딱 7일간이라는 시간을 얻습니다. 그리고 선물로 아이들의 고민을 듣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마법의 주문 '수리수리으르렁사자아싸수리'도 얻게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차례로 아이들을 만나는데, 남 앞에서 책읽는 것이 정말 무서운 아이 은찬이 (자신감이 결여 및 그로 인한 긴장감이 문제), 방학숙제를 마지막 날 벼락치기로 하다가 결국 시간이 부족해 울고 있는 용희 (게으름), 뚱뚱하다고 놀리는 아이들에게 먼저 힘으로 대들다가 당한 호중이 (화), 심부름가는 길에 도움이 필요한 할머니를 모른척 지나쳤다가 그 분이 외할머니였다는 사실에 자책하는 수지 (무관심), 컴퓨터게임이 하고 싶어 PC방 갈 돈을 훔치다 걸려 혼나고 있는 민우 (중독), 아빠의 귀한 난초화분을 깨뜨리고 동생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악몽에 시달리는 소라 (거짓말), 그리고 공짜라고 아이스크림을 잔뜩 먹었다가 배탈이 나서 결국 자기가 좋아했던 연극을 보지 못하고 훌쩍이는 준호 (욕심)입니다. 일곱아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섣불리 할아버지에게 하지 않지만 마법주문 덕분에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고민을 알아내고,그들에게 그걸 극복할 수 있도록 종이위에 빼곡히 적힌 정성이 담긴 쪽지 처방을 들려줍니다. 물론 그걸 받아든 아이들은 즐거워하면서 내일을 향해 나아갑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동화의 도입이나 다루는 주제 등에 대해서는 그럴듯 하다고 공감하게 되지만 일곱명의 아이를 도와가는 과정의 플롯이 한결같아서 단조로움을 느끼게 하고,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전해준 쪽지를 통한 처방이 과연 얼마나 아이들이 수긍하고 도움이 될까?하는 염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장단점에 대한 것들을 뒤로 하고, 이 책이 다루고자 했던 일곱가지 주제는 아마도 우리 아이들 생활 곳곳에 한두가지 씩은 덕지덕지 붙어서, 그들의 삶을 갉아 먹고 있을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부모로서 진지하게, 아니면 독후토론 형식으로라도 자신에게 적용될만한 사례를 찾아보고, 아이가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과 할아버지가 준 쪽지 처방에 대한 아이 나름대로의 생각은 어떤거고 스스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것인가 등을 이야기 나누다 보면 책이 의도하는 바를 어느정도 달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이런 종류의 문제는 책만 읽어서는 해결될 것이 아니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계기나 기회를 만들어야 할 테니까요. 아무튼 아이들이 고치기를 바랐지만 방법을 몰랐거나, 또는 매번 아이들과 싸우는 것으로 끝나곤 하던 문제들에 대해서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멍석을 깔아준 것만으로도 이 동화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동화속의 할아버지처럼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어려움과 아픔에 먼저 귀기울이고 시간을 내어 돕는 손길을 베풀수 있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