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2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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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책을 읽긴 읽었더랬다. 레포트 쓰다가 지겨워 학교 전자도서관 시스템을 통해 이북으로 읽었지... 그림 설명이 최소 60%이상을 차지하는 이 소설이 어째서 베스트셀러인 것인지는 잘 이해가 안 가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음 그림에 대한 해석을 말하는 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이랑 어울어져 꽤나 마음에 들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긴 했다. 추리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그림설명하듯 설명하는 것으로 풀어져 맥이 빠졌고, 김홍도의 짝사랑(?)은 글쎄. 이 멋진 로맨스 설정으로 그것만큼 밖에 표현이 안되냐! 버럭하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김홍도의 감정은 아무래도 연애감정보다는 한 천재가 다른 천재에 대해 갖는 동경이나 갈망에 가까운 듯하다. 허니와 클로버에서 하구미가 모리타 선배를 보며 느끼는 감정정도?(비유를 해도 꼭.. ㅡ,ㅡ;) 드라마의 순진한 닷냥커플(?)과 달리 소설상에서의 윤복과 정향은 진도를 확 빼버리는데... 정향이야 윤복을 남성으로서 사랑하는 거라고 하지만 윤복은 어떤 것일까. 여성 게이로서 정향을 사랑했던 것일까. 아니면 어릴 때부터 남성으로 길러져왔으니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김홍도가 그러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찬탄과 갈망과 비슷한 감정이었을까. 셋다 뒤섞인 거 같기도 하고... 그런 것치고는 의외로 담백하고... 신윤복이라는 인간이 너무 담백, 시니컬하게 그려져 있어서 주 줄거리여야 할 아버지를 살해한 자에 대한 복수가 맥이 빠진다. 약간 휩쓸리듯 죽었고 역사적 흐름에 비추자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신윤복 자체에 있어서는 커다란 문제일 텐데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은 까닭은 범인이 뻔하고, 추리과정이 설명식이고, 주인공들 반응이나 심리묘사가 미묘해서가 아닐까.
소재는 마음에 드는데. 소재는... 중얼중얼... 로맨스 소설 하나 나올 것 같은데... 패러디나 써봐야하는 걸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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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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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생존일기랄까.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환상의 마을, 유령이 오고가는 길, 방황하는 이를 돌려보내는 문지기. 다분히 일본적인 환상세계속에서 소년은 생존을 위해 싸워나간다. 소년은 언제보아도 훈훈하고, 언제든 날아가버릴 수 있지만 함께 해주는 바람와이와이도 매력적이다. 갑작스레 만나는 악당, 갑작스레 만나는 아군, 조금 뜬금없는 부분이 많지만 그냥 보아줄만 하다. 훨씬 콤팩트하게 만들 수 있는 책인데 자간이나 글자크기가 동화 수준이라 좀 그랬다. 이관용씨의 표지는 여전히 개성있고 매력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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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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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시대소설이라도 외딴집만큼 사무치는 느낌은 아니다. 사람들은 어쨌거나 열심히 살아간다. 외딴집에서의 전근대적인 습속, 가문이 개인보다 중요하고 이름이 목숨보다 중요한 습속이 있는 시대가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이 우리들과 같이 그날의 살 것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에도시대를 그려낸 느낌이었다. 특히 마지막 편에 나온 무뚝뚝하지만 성실하고 직업정신 투철하며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하녀 아가씨 원츄~! 아무 생각없는 단순한 동정,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선행이 얼마나 사람에게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가 나와서 조금 무서웠다. 그 밖의 이야기는 대체로 소소한 이야기들. 현대에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갖고 있을 법한 그 빛과 그림자가 혼조 후카가와의 괴담과 어울어져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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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집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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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우사, 와타베, 게이치로.
미야베 미유키는 언제나라고 할 만큼, 항상 선량한 사람들이 승리하는 글을 써왔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을 그려왔는데 에도시대라서 그런지 선량할수록, 용기와 지혜가 있을수록 전근대 사회를 좀먹고 있는 가치들, 허울뿐인 명예와 예의와 명분에 좌절하고 환멸을 느끼고 만다.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무언가가 너무 많은 시대다. 사람의 진실된 마음보다 소중한 무언가가 너무 많다.

너무나 쉬운 죽음들이 도처에 있다. 살인이라든가 살의와 관계없이도 이 시대에는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죽어간다. 개인의 죽음, 상처보다는 집단의 명예와 보존을 중시하는 삶은 그런 것에서 나온 것일까?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인 것이나 인조가 소현세자를 죽였다는 거의 확증에 가까운 의심을 받고 있는 것, 선조과 자신의 친아들인 광해군을 질투한 것 따위를 생각해보면 조선시대의 삶도 이 에도시대 촌구석의 삶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나라면 절망하고 수긍하고 싸우지 않고 그냥 살아갔을 텐데.

그래도, 피 흘리고 상처입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빛나는 얼굴을 떳떳하게 들고 살아간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소설은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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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 굳게 닫힌 연인의 마음을 여는 열쇠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4
제인 오스틴 지음, 조희수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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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드라마로 보았을 때의 두근거림이 되살아난다. 소설로도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번역이 좀 딱딱한 걸까. 제인오스틴의 소설은 영상화된 쪽이 더 좋다. 잠옷같은 드레스 창백한 얼굴에 검은색 곱슬머리가 뺨으로 흘러내린, 안그래보이지만 은근슬쩍 고집센 아가씨가 떠오르는 소설이랄까.

근대로 향해가는 시대에, 오스틴은 그래도 사랑과 결혼,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을 최고의 가치로 친다. 조금 일일연속극 풍이긴 하지만 당시 시대상과 어울어져서 조마조마한 게 즐거운 로맨스소설이다. 근데 정말 제인 오스틴 소설은 영화쪽이 훨씬 즐길거리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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