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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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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읽고 버려두었다가 겨우 다 읽었다! 근데 우울해... 외국 사람이 쓴 거 말고, 아프리카 사람이 아프리카 말(스와힐리어라던가 안되면 아랍어라도...)로 쓴 역사책을 읽어보고 싶다. 저번에 한길사 북카페에서 아프리카 동화... 랄까 신화책을 보았는데 그런 것도 괜찮고. 어쨌거나, 어디든 권력자는 권력을 빼앗기기 싫어하고 '불쌍한 아프리카인'이라는 것도 하나의 클리셰랄까, '신비한 동양인' 만만치 않게 왜곡된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라는 건 확실히 느꼈다. 아프리카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평화로운 듯해도 겨우 몇십년 전에는 이땅도 전쟁터였고, 지금도 어딘가는 전쟁터이고, 인간은 참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는 동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끔찍한 굴레를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맨 마지막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나라-라기보다는 부족? 근처 땅의 전체 사람들? 하나의 아프리카를 상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도 '민족'과 같은 이미지에 불과하긴 하니까... -를 위해 어떤식으로든 방법을 궁리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나마 조금 위안을 받는다. 이러한 세계에서 난 무엇을 노력해야 할까. .. 역시 세이브더칠드런의 모자뜨기나 하자(...) 애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이상은 그 아이들이 알아서 해나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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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풍물지 한말 외국인 기록 17
G.W.길모어 지음, 신복룡 옮김 / 집문당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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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재밌었다. 의외로 쑥쑥 읽혀.

그렇지만 선교사, 그것도 자기네 미국과 자본주의 서양의 '근대'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 인간에게 서울이란 아무리 오래 살아도 그저 어떠한 대상이며 타자에 불과하다. 절대 '우리'가 될 수 없는 누군가. 계몽해야하고 자본주의와 기독교를 전파해야하고 가르쳐야 하고... 외국인이 살기에 좋지만 그것은 '외국인'이 살기에 좋은 것일뿐.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인은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니다. 언젠가는 '동등한 동료'가 될지도 모르지만 언제까지고 '학생'이며 '어린 아이'로 남아 있을 것만 같은, 정체된 존재이다. 함께 변화하며 발전할 생각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어보이는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쓰인 책이라 기분이 떨떠름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당시 서울의 사정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조차 과거가 얼마나 해이해졌으며 관행적인 수탈과 비리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확연하게 드러나서 안타까웠다. 조선이 진짜 망할 때가 되긴 했구나. 그러나 그것은 왕국 '조선'이 멸망하는 것이지 그땅의 백성이 멸망하는 것은 아니리라. 그 혼란한 와중에도 풍속이며 놀이며 문화가 나름대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이 나타나 이상한 기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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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신기했던 점. 그리고 .. 내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진정한 '전도', '문화 전파'의 자세가 어떠한 것이 옳은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점 하나.

예전에 청에 선교사로 갔던 사람에 대한 위인전을 보았는데, 그사람은 청렴하게 청나라 사람들의 복식을 하고 말을하고 옷을 입으며 살았는데 다른 선교사가 말리면서 '동양에서 기독교를 믿게 하려면 우리가 좋은 옷을 입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종교를 믿으면 잘 살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도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 주인공 선교사가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민하면서도 그대로, 자신이 하던 대로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근데 여기 이 서울풍물지의 길모어는 학교를 운영하였는데, 넓은 양반집에서 기거하며 영국이며 미국이며 프랑스 따위에서 온갖 물품을 들여오고 궁이며 여러곳에서 들어오는 선물로 집안을 꾸미고, 테니스를 치고 서양식 피크닉을 다녔다. 그러면서 다른 선교사들에게 충고하는 장에서, 이 나라 조선에서는 양반 관료들을 귀히 여기고 자신과 같은 신분이라 하면 무시하기 때문에 선교를 위해서는 양반님네들처럼, 아니 그보다 잘 입고 잘 살아야 전도가 쉽다고 하였다. 그렇게 해야 자신들의 발전된 것을 보고 선망하며 그것이 기독교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만 보여주면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기독교를 믿는다고 천민, 양민의 생활이 그다지 나아지지는 않는다. 기독교를 믿던 안 믿던 그들은 그저 가난하고 어리석은 백성 이상으로 취급되지는 않는다. 교회 내에서조차도 백정교회와 양반교회가 나누어지는 판국이었다. 그들이 자신을 높이고 진정으로 자유를 얻게 되는 순간은 기독교를 믿고 따랐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 나타난다. 기독교만 믿으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나? 아니. 서양인들이 도와주나? 아니. 길모어의 선교관을 보면 그냥 교회만 다니게 하면 장땡이라는 것처럼 보여서 조금쯤 무책임하다거나 속물주의라는 생각마저 든다. 진정한 구원, 종교적인 전도란 무엇일까. 그들과 고락을 함께 하고 그들의 곁에서 같이 앞으로 나아가며 얻어지는 것이 아닐까. 자신은 별개 세계의 사람인냥, 가르치고 계도하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s. 단위정도는 표준단위로 환산해주지 그랬니...파운드 야드 피트... 정말 싫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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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조선, 조선인 - 러시아 장교 조선 여행기
카르네프 지음, A. 이르계바예브.김정화 옮김 / 가야넷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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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 전쟁 이전, 동학농민전쟁, 아관파천,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이르기까지(순서는 이게 아니지만) 개화기 조선의 사건과 풍경을 철저히 타자의 관점에서 읽어내린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철저히 타자라고 하기 힘들다. 이들은 일본과 계속해서 동북아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던 러시아의 장교들이었으니까 조선의 상황을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이야 말로 그들의 의무였겠지. 어떻게 하면 조선의 방향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가. 일본이 조선 지배를 위해 청이 조선에 압력을 넣는 현실을 더 강조하고 비탄한 것처럼, 러시아 장교들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마치 자신들의 일인냥 분노하고 동정한다. 한편 그렇게나 적대관계인 일본인을 부산의 일본인마을 등지에서 직접 만났을 때에는, 경계는 하지만 예의를 차리는, 속에 능구렁이 수백마리가 앉아 있는 듯한 모습으로 대하는데-싸울 이유가 없다면서- 왠지 실제로는 불꽃이 튀는 안절부절한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살피고 경계하지만 쉽사리 우를 범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정치'싸움이랄까. 이런 러시아 장교의 눈에, 일본인에 대해 곧바로 분노를 터트리는 한국인은 너무 올곧고 순박한 인간상으로 보였던 것도 같다.
또 진귀한 것은 한창 나주 등지에서 동학 농민군이 진주해 있을 때 러시아 장교들이 그 우두머리들을 직접 만났던 것이다. 자기네들도 외국인인 주제에, 그 침략의 선봉인 장교들 주제에 간도 크지. "외세에 저항하는 기치는 좋으나 그렇다고 일본인이든 여타 외국인이든 민간인들을 함부로 붙잡아 죽이는 것은 뜻을 이루는 데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다."라고 충고를 해주었더니 동학군 측에서도 순순히 충고를 받아들이고 잘 대접해주었더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적대시하는-아마 당시에는 공동의 적(일본)을 둔 동지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외국인의 충고를 순순히 따라준 동학군 지도층이야말로 대인배! 뭐 이런 기분도 들었다.
당시 도로 상황이 나쁜 건 정말 아무리 개항을 하고 일본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신작로를 닦았어도 여전해서, 말조차도 타고 움직이기 힘든 곳도 여러곳 있었던 모양이고, 그나마 역참이 잘 되어 있는 것이 인상이 깊었던 모양이고 여관-아마도 주막이나 역참-의 지저분한 상태에 대해 당황한 모양이고... 아니 그 이전에 이사람들 침대 생활하다가 그냥 단단한 바닥에 이불깔고 눕는 거 허리는 안 아팠나 모르겠다. 겨울이나 선선한 가을에는 방에 불을 떼는 것이 좋았던 모양이지만 여름에 여행한 모양인 장교 하나는 비는 비대로 맞고, 눅눅하고 더운데 음식한다고 불을 떼서 찜통 같은 방안에서 잠을 청해야 했던 모양이다. 우악, 진짜 내가 상상해도 끔찍하다.
각자 다른 코스로, 다른 시간대에 여행한 세 명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이라서 일상 생활에는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배타고 부산으로 와서 북쪽으로 올라온 이야기, 그리고 육로로 연해주까지 와서 남쪽으로 내려온 이야기,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온 이야기. 경상도, 평안도-황해도, 전라도 등 잘 읽다보면 지역마다 달랐던 당시 상황도 알 수 있다.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겠고 그냥 교양서로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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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75
강성호 지음 / 책세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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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와우북 때 산 것.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읽었으니까 이제 읽어야지! 생각하고 펼쳐들었는데... 이럴수가! 공산당선언보다 한 열배쯤 어려워! 아마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역사(응?)를 전반적으로 훑고 있기 때문인 듯. 관련 저서 중에 읽은 게 몇개 없다보니 내용도 이해하기가 더 힘든 모양이다. 엄 이러고도 사학과라고 할 수 있나? 반성 좀 해야겠어.

그래도 전반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뒤에 읽어보라고 한 참고문헌들이나 닥치고 줄줄줄 읽어야겠다. 논문도 못쓰니 이런 '기본기'라도 좀 익혀야 낯 부끄러움은 좀 덜하지 않겠나.

전반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고 극단적으로 나아가다간 정말로 자유주의 짱~! 미국 만세 역사는 끝났어! 새로운교과서 만들기 모임인가 뭐신가 하는 일본 극우단체의 교과서조차도 왜그러삼 요즘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인기삼! 이래버리는-솔직히 그건 포스트모던 역사학에 대해 '오해'한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지만-아무튼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 배제할 수 없다. 역사라는 건 결국, 아무리 과학적인 어쩌구 하더라도, 현실에 대한 척도로서 존재하는 건데-동양에서 과거의 일로 현실의 거울을 삼는다는 것처럼-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두가지가 같이 병행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를 탐구하는 것을 포기하면 현대에 대한 역사의 '거울'로서의 역할이 불가능해지니까.

물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자체가 굴곡을 겪어왔듯이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는 변화할 수 있고 계속해서 고쳐나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탐구 자체가 헛짓거리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라는 거지. 그렇지만 하나의 원리, 가설을 교조적으로 받들다간 소련 꼴이 날지도...(응?) 그러한 점에서 '절대진리'는 없다는 포스트모던적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겠지. 사실 회의하는 건, 예전 합리주의 시절부터 나온 것이지만..

하지만 난 신문화사나 미시사도 참 좋아한다는 거. 사실 역사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다른 철학이나 이런 계열에 비해 좀 온건하다.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다. 신문화사의 대표저작인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사실 내가 신문화사에서 읽은 건 이것뿐이지.. 아마?-도 결국은 어느정도는 그 단편적인 연극 내용을 가지고 당대의 문화적인 특징을 읽어내려고 한 것이고, 그 문화적인 특징이 전후와 연관하여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를 포기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점때문에 그 논문 어디서 까였던 것도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대충대충인 건, 이건 레폿이 아니니까! 그저 감상문이니까!).

아무튼 에릭 홉스봄은 그러한 신문화사나 미시사, 일상생활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역사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듯. '전체사'라는 걸 만들어 냈다는데.. 내가 읽었던 극단의 시대는... 엄... 기억이 안나. orz 어디 어떤 부분이 전체사이고 신문화사 같은 포스트모던 역사학의 장점을 따온 건지 모르겠어! ... 역시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지 않음 안 되겠음.

아무튼 역사 연구 방법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준 훈훈한 책이었다. 책세상문고의 좋은점은 깊이 있고 좋은 학술내용을 콤팩트하게 잘 담아낸다는 것이다. 도대체 문고중에 이렇게 퀄리티 높은 문고가 어딨냐고.. 이것들은 해외에 수출해도 돼.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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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독일사 - 게르만 민족에서 독일의 통일까지 이야기 역사 10
박래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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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냥 참고삼아 읽은 책은 리뷰를 잘 안하지만 혹시 몰라서 기록으로 남긴다. 그림이 많고, 지도가 많아서 나처럼 공간 지각이 부족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달까. 원래는 독일 농민전쟁의 토마스 뮌처를 조사하려고 한 건데, 그렇게 많은 내용이 들어 있지는 않고 게다가 그 사람자체가 약간 미스테리한 인물인 모양이어서 여기저기마다 학설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또 이것말고 다른 독일사 책들도 보았는데, 대부분 프로이센 제국이 등장한 이후의 이야기가 반이상이라서 중세시대, 종교개혁 당시의 이야기는 그리 자세하지 않다.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 같은 애들이 더 인기 많은 거야 이해하지만 말이지... 중세 독일의 대학들이나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좀더 많은 책이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그쪽 자료를 찾고 있으니까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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