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책 <톨스토이의 아홉 가지 단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효미(동화작가)

 

좋은 어린이 책은 읽을 때는 재미있고, 다 읽고 나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책이다. 인물이 통통 살아 있어서 다시 보고, 입에 척척 감기는 문장들 때문에 소리 내어 읽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또 뒤적거린다.
<톨스토이의 아홉 가지 단점>은 그 마지막 지점과 맞닿아 있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 단숨에 달렸는데, 책을 덮으니 새삼 고민이 많아졌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은 홀로 결정할 수밖에 없단다. 자기 말고는 아무도 자기 삶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누구나 자기가 일해서 먹고살아야 해. 귀족이라고 해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사는 건 옳지 않아.’
‘소설가는 선생님이라 존경받을 일이고, 말똥 치우는 일은 존경받지 못할 일일까? 소설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말똥을 치워주지 않으면 우리는 똥벼락을 맞을 텐데.’
‘땅도 원래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지. 그런데 사람들은 땅을 나눠 먹으려고 전쟁을 하고, 전쟁을 통해 땅 주인을 정했지.’

밑줄을 그어놓은 문장들이다. 이런 부분들은 생각을 꽉 붙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나에게 질문하고, 우리에게 질문하고, 세상에 질문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마치 톨스토이처럼 삶에 대해 고민한다.
질문에 무게가 있다고 해서 읽기 전부터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이야기는 톨스토이가 집을 나가면서 시작된다. 그 뒤를 아내 소피야가 쫓는다. 게다가 미스테리한 사설탐정까지 고용했다. 그들의 여정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는 긴박감 있게 진행된다. 독자는 그 스토리에 자연스레 마음을 실으면 그만이다.
또 하나 주의 깊게 볼 대목은 톨스토이의 인간적인 면모. 세계 최고의 소설가이자 철학가 사상가였던 톨스토이에게 단점이 있다니, 게다가 아홉 가지나 된다면? 단점으로 뒤범벅되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마는 내 자존감도 이김에 살짝 일으킬 수 있다. 무릇 인간이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 것만으로 꽤 괜찮은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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