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책 <평화를 나누는 그림 편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범희(중앙고등학교 교사, 한일역사교류회원)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한국과 일본의 어린이들이 5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독립기념관에서 편지를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이렇게 책으로도 펴냅니다. 배성호 선생님과 요시다 히로하루 선생님의 인연이 어린이들의 만남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더욱 힘든 일입니다.


흔히 한국과 일본을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합니다. 이웃해 있어서 가까울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지요. 그렇게 된 이유는 과거에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기 때문입니다. 식민 지배가 끝난 지 70년이 지났지만 역사 문제로 여전히 두 나라 관계는 껄끄럽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의 침략 사실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시험에 나오니 학생들은 그것을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도 함께 커 갑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대체로 그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알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일본을 비판하는 데만 익숙한 한국 아이들과 한국에 대해 무관심한 일본 아이들이 성장해서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 교류는 한국과 일본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경험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서로의 문제점을 들춰내며 비판하는 일은 많지만,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편지에 하루 생활, 취미, 좋아하는 캐릭터 등 소소한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자신의 꿈이나 평화처럼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웃으로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과거의 불행했던 일들도 알게 되고, 그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편지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본은 전쟁에서 져서 슬프지만 힘든 전쟁이 끝나서 기뻤을 거야.” 이 편지를 쓴 학생은 전쟁을 일으키고 이끌어 간 사람들도 있지만 전쟁 때문에 고통당한 일본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어린이들이 불행한 역사 속에서 고통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키워 가면 좋겠습니다.


편지를 주고받은 한국과 일본 어린이들의 노력이 계속되길,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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