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롤러 걸>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지윤(서울 철산초등학교 교사)

 

누구나 겪고 지나간다는 사춘기이지만 엉망진창 뒤죽박죽인 자신만의 혼란을 남들에게 이해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도 그 파도 같은 감정의 격랑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같이 표류하기 십상이다.


열두 살 애스트리드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여름방학 동안 자신이 지켜 온 세계의 혼란을 겪는다. 거의 평생 친구였던, 앞으로도 나의 모든 것을 함께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절친의 배신을 계기로 혼자 잘 헤쳐 나가 보리라 입을 앙다물지만, 첫눈에 반해 시작한 취미 활동조차 ‘왜 나만 못하는 걸까.’ 하는 절망감을 안겨 준다. 그리고 자신이 끙끙대며 발버둥치는 사이, 자신을 아직도 어린애로만 취급하는 엄마와의 오해와 갈등까지 벌어지며 열두 살 소녀의 일상은 처음으로 궤도를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찾아 헤매게 된다. 엄마와 한 판 다투고 침대에 누운 애스트리드가 천장에 붙은 태양계 스티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신을 ‘우주인의 골프채에 맞아 홀로 영원히 우주를 떠돌게 된 외톨이 골프공’ 같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그러한 애스트리드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같은 시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마음 찌릿찌릿한 공감을 줄 것은 물론이다.


그래픽 노블이 국내 아동 문학에서는 아직 낯선 장르이지만, 가독성을 높여 주는 그림과 깊이 어우러진 꽤나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작가의 놀라운 필력에서 과연 뉴베리 명예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나 자신과의 소통이 쉽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엿보고 싶은 부모님들에게 『롤러 걸』은 어지러운 마음을 시원스럽게 헤치며 질주하는 멋진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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