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방귀대장 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한미화(출판칼럼니스트)

 

아이들은 왜 방귀 소리를 좋아할까?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안다. 아이들이 방귀이야기만 나오면 얼마나 기분 좋게 웃는지. 엄마가 방귀 소리에 질색을 하며 손 사래라도 치면 아이들은 더 신난다. 아예 엉덩이를 엄마 코앞으로 들이민다. 깔깔대면서 자기 방귀 냄새를 맡아달라고.

 

오랫동안 아이들이 왜 똥이나 방귀 이야기를 그토록 좋아할까 궁금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렇다. 어른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좋아한다. 아이들이 공룡 흉내를 낼 때 부모가 겁먹은 듯 “아이고, 무서워!”하면 아이가 더 신나 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똥이나 방귀는 내 몸에서 나오는 것인데, 똥 냄새가 나거나 방귀 소리가 “뽕뽕”나면 엄마는 질겁한다. 특히 깔끔한 엄마일수록 더하다. 이럴 때 아이는 더 의기양양해진다.

 

생각해보자. 아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질서 안에서 행동해야 한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 그런데 가끔 이런 어른의 질서 안에 “뽕뽕뽕~”하고 방귀 소리가 퍼진다. 엄마는 예의에 어긋난 일이라며, 냄새가 난다며 뒤로 물러선다. 어른이 물러선 공간만큼 아이들에게 해방구가 펼쳐진다. 신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방귀나 똥을 소재로 한 책은 교훈은 잠시 잊고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줘야 한다. 방귀를 마음대로 뀌는 재주로 방귀대장이 되고 급기야 유명해진다면? 더욱 좋다.

 

<방귀대장 조>는 1857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방귀대장 조셉 푸졸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그저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던 방귀대장이 실존한다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조는 장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여 원하는 대로 방귀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방구로 “휘~리리~뽕”하는 휘파람 소리, “에~취취취~뽕”하는 재채기 소리,“탕, 탕~뽕”하는 총소리, “퍼엉~뽕”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도 냈다. 조는 방귀 소리 하나로 파리의 물랭루주까지 진출할 만큼 끝내주는 방귀대장이 되었다.

 

엄격하고 근엄했던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조차 조의 방귀소리에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쌍수를 들고 환호했다. 마치 아이들이 방귀 소리에 깔깔거리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듯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귀대장 조의 흉내를 내며 “뿡빠라 빠빠 풍팡퐈! 뿡빠라 빠빠 풍팡퐈!”하고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보자. 모든 금지는 병이 되는 법. 방귀대장 조의 흉내를 내며 신나게 놀았다면 방귀 뀌는 친구를 놀리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온 방귀 소리에 부끄러웠던 마음이 씻은 듯 사라질 것이다. 신나게 방귀 소리를 따라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방귀란 건강하다는 몸의 신호일 뿐 아니라 마음의 신호라는 것을 일러줄 책이다. 소란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잠시 잊고 웃어볼 만한,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제격인 유쾌하고 통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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