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은희(<그림책을 읽자, 아이들을 읽자> 저자, 천안배방초등학교 교사)


상처는 때로 성찰과 치유의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상처를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지난날을 돌아보고, 건강한 미래를 생각하게 해 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는 내내 부끄럽고 참담했습니다. 모르고 살아서 부끄럽고,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 참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제라도 잊고 있었던 상처를 만나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림책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는 우리에게 우리의 아픈 역사와 작가의 간절한 메시지를 담담하게 꺼내 보입니다.
《할아버지가 보낸 하루》는 어린이를 주요 독자로 한 책임에도 모호한 표현 대신 담담한 어조로 상처의 역사를 말해서 그 또한 고마운 책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와 히로시마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는 1945년 8월 6일 ‘하루’에 생긴 비극에서 출발합니다. 책에서 ‘하루’는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전체 이야기 서사의 내레이션을 맡은 여자아이의 이름이면서, 원폭 피해를 겪은 세대인 할아버지와 하루가 만난 시간이도 합니다. 또 단 하루 만에 벌어진 어떤 일이 한 개인과 인류의 역사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흘러갈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잠시 만화 형식을 빌려와 읽는 이들로 하여금 평화와 원자폭탄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짓눌리지 않게 배려하고, 마지막에 주인공으로 하여금 생명의 나무이자 다산의 나무인 무화과나무를 만나게 함으로써 미래의 희망을 암시해 줍니다.
독자는 책을 덮으며 물을지도 모릅니다.
‘전쟁의 폭력을 되풀이하지 않고, 상처를 치유하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원자폭탄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 준 무화과나무 같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그 답을 충분히 알아 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가 바로 그런 책이자, 희망을 노래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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