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지구를 구하는 소비>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작가(김이경)


“꿈을 그려 보라고 했는데, 왜 집을 그리고 있나요?”
한 초등학교 수업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꿈’을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한 학생이 창문이 아주 많은 집을 그리기에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5학년 학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집세(월세)를 받으면서 사는 게 꿈이에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이 수만 명인 지금, 한 초등학생의 꿈은 특정 직업이 아닌 ‘건물주’가 되었다. 초등학생의 이 대답은 삶과 일의 가치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최고가 되어 버린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이들은 옆 친구마저 팔꿈치로 밀치면서 이겨야 하는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보다 높은 점수, 좋은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OECD국가 중 청소년과 노인 자살률 1위, 최하 수준의 사회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도이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모두가 힘들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잘 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행복한 삶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돈벌이 경제에서 ‘살림살이 경제’로
강수돌 선생님은 이렇듯 행복보다는 돈을 가장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세상을 ‘돈벌이 경제’라고 칭한다. ‘경제’라는 용어가 다양한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돈을 버는 것만이 경제적인 행위라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경제economy의 어원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로 오이코스oikos(집)와 노모스nomos(법/규정)라는 용어의 합성어이다. 이를 풀어서 말하면 가정(집)의 살림, 즉 살림살이 경제인 것이다. 즉 <지구를 구하는 소비>는 돈벌이 경제가 아닌 살림살이 경제라는 ‘경제’ 본연의 의미를 찾기 위한 첫 걸음이다.

 

강수돌 선생님은 살림살이 경제를 만들기 위해 우선 일상에서 가장 자주 이뤄지는 행위부터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그건 바로 ‘소비’이다. 먼저 이 책은 “더 많이 소비하면 우리는 더 많이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렴한 음식과 물건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가 만들었는지를 고민하며 출발한다. 특히 그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 마트에 쌓여 있는 물건들의 이면에는 농민과 노동자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에 이윤이 흘러가는 것이 아닌 지역에서 순환하는 지역화폐 같은 유통망 만들기, 자주 입거나 쓰지 않는 물건 나눠 쓰기 등 자연과 지역을 돌보는 경제 순환을 제안한다.

 

무엇보다 <지구를 구하는 소비>는 사람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은 아님을 거듭 이야기한다. 숫자로 환산되는 경제는 눈에 잘 드러나지만 이러한 삶을 지탱하는 것은 친구, 가족, 이웃이 바탕이 된 사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를 구하는 소비>는 보이지 않는 호혜의 경제를 탄탄히 하면서 돈벌이 경제에서 ‘살림살이 경제’로 관점을 전환해 보기를 권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의미 있게 읽힐 경제 책이자 철학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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