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를 세어 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장미정((사)환경교육센터 센터장)


3월 3일.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날이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들 때문에 생겨 난 날, 바로 ‘세계 야생 동물의 날’이다. 때가 되면 누구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동물도 식물도 사람도 예외는 없다. 하지만 자연이 정한 그 ‘때’를 미처 다 살아내지 못한 채 사람들의 손에 죽어 가는 야생 동물들이 점점 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멸종위기생물 목록 ‘레드 리스트(RED LIST)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7만 9837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처음 《나를 세어 봐!》를 받아 들었을 때 나를 바라보는 사자의 슬프고도 쓸쓸한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왜 이토록 아름다운 동물들이 사라져야 하는지 내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사자 한 마리, 고릴라 두 마리, 기린 세 마리…… 동물들의 수를 헤아리면서 내 부끄러움도 점점 더 커져 갔다. 그리고 ‘만약 진짜로 이 세상에 사자가 한 마리만 남는다면?’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동시에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테고, 그렇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사라져 가는 야생 동물에  관심을 갖고 각성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매 페이지마다 펼침으로 자리 잡은 야생 동물들을 보고, 한 편의 시 같은 그들의 삶을 읽고 있노라면 부제에서 강조한 것처럼 ‘야생의 아름다운 초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목탄으로 실물 그대로를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까지, 동물들의 삶을 써 내려 가기까지 두 작가는 얼마나 많이 동물들의 눈을, 얼굴을, 몸짓을 바라봤을까. 어떤 이의 손은 동물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표현하는 데 쓰이고, 어떤 이의 손은 그토록 아름다운 동물을 해치는 데 쓰인다고 생각하니 입이 썼다.

 

우리의 미래 세대는 사자를, 코끼리를, 기린을 먼 옛날 살았다가 멸종된 동물로만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탐욕과 편의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운 생명들을 돌아봐야 할 때다. 야생 동물도 인간도 미래 세대도 모두 다 자연의 일원이다.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초상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두드리기를 바라며 지구에서 인간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그날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나를 세어 봐!》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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