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 책 <밀리의 판타스틱 모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성은(어린이 책 편집자)

 

상상력으로 만든 모자는 얼마일까?
일곱 살 쌍둥이 딸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패션쇼 놀이이다.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는 어처구니없는 조합으로 옷을 코디해서는 한껏 멋진 표정을 하고는 모델이 런어웨이를 걷듯 거실을 왔다갔다하는 놀이다. 한쪽 머리를 튕겨주는 건 센스! 물론 그 복장은 내복 위에 팬티를 입는다던지, 여름옷에  털장갑을 매치시킨다던지, 아빠의 런닝 셔츠를 원피스처럼 소화하는 등 웃움이 터져 나오는 모습일 때가 많지만 말이다.


《밀리의 판타스틱 모자》 의 주인공 밀리. 돈은 없지만 알록달록한 모자들이 마음에 든 밀리는 용기를 내 모자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자는 99만 9천 9백 원이나 한다, 밀리의 지갑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안 모자 가게 주인은 밀리에게 딱 맞는 모자를 가져온다. 이 가게에서 가장 판타스틱한 모자, 어떤 모양, 어떤 색깔, 어떤 크기로든 다 변하는 모자, 단, 상상하기만 하면 말이다. 다행히 모자는 밀리 마음에도 쏙 든다. 게다가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공짜다.


밀리는 모자를 쓰고 걷는다. 모자 가게 주인 말대로 시시각각 변하는 모자다. 새를 만나면 공작 모자로 변하고, 케이크 가게 앞에선 먹고 싶은 케이크가 층층이 쌓인 케이크 모자로 변신한다. 상상의 눈으로 보니 사람들 모두 자기만의 특별한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 보인다. 판타스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에게 늘 감탄하는 건 부족한 상황에서도 놀 줄 안다는 것이다. 멋진 옷이 아니어도  패션쇼가 가능하고, 장난감이 부족해도 나뭇가지 하나로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존재다. 그뿐인가, 없는 모자를 쓰고도 하루 종일 모자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상상이 가진 특별한 힘이다. 장난감이 아이들의 상상할 기회를 뺏는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적당히 부족할 때, 빈 공간이 있어야 상상력도 다리를 뻗고 활동할 수 있겠다 싶다.


《밀리의 판타스틱 모자》라는 상상이 가진 비밀스러운 힘을 보여주는 따뜻하고도 판타스틱한 그림책을 읽고 보니,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 줄 일은 그저 그 상상이 맘껏 활동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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