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초등 표현력 사전>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경윤(자유청소년도서관 관장)


말이 통하고, 말문이 트이는 생활 사전

대학 시절, 국어학자 박용수가 쓴 『우리말 갈래 사전』을 접했을 때 받았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일련의 『국어사전』과는 엄연히 다르면서도,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들이 생생한 몸을 입고 분명한 뜻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영어 사전을 통째로 외웠다는 무식한 놈은 보았지만, 국어사전을 통째로 암기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말 갈래 사전』은 정말로 통째로 외우고 싶을 정도로 유혹적이었지요. 그저 가다다 순으로 나열되어 있었던 사전과는 달리 우리의 삶과 관련된 단어들이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면서 곳곳에서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언어의 창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 세상을 표현하는 언어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 뼈아프게 각성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지금도 간혹 표현이 막히거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쓰고 싶을 때는 『우리말 갈래 사전』를 뒤적이는 것이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인터넷 환경에서 자라나는 요즘 우리 아이들은 넘치는 자료들에 매일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언어 홍수의 시대지요. 전문 학문의 영역에서 필요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평생토록 갈고닦으며 노력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필요한 풍부한 어휘 표현력을 습득하는 것은 어릴 적부터 꾸준한 언어 훈련을 통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일반적인 사전을 들이밀면서 읽어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읽어야 하는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들여야 하는 노력에 비해 효과도 미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는 일반적인 사전보다 재미있고 실제 생활에서 활용하기 쉬운 다양한 어휘사전들이 필요합니다.


파란자전거에서 나온 『초등 표현력 사전』은 그런 필요성을 절감한 필자들이, 초등학생들에게 필요한 어휘들을 주제별로 묶어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재미난 예문과 재치 있는 일러스트를 곁들여 눈에 쏙쏙 들어오게 만든 관용어 사전입니다. 보통 사전들은 그냥 읽으면 지루한데, 이 사전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어휘도 늘어나고 각종 표현을 익힘으로써 의미의 차이들을 배울 수 있는 확장 능력도 갖게 됩니다. 몸, 말과 행동, 감정이나 마음, 관계와 성격, 생활과 직업, 사회, 자연과 동물 등 총 일곱 개의 표현 영역으로 대분류하고, 1800여개의 올림말을 수록한 이 사전은, 아이들이 혼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매일 한 장씩 일주일 동안 읽고 퀴즈쇼를 하면서 어휘력을 높일 수도 있고, 책을 다 읽은 다음 뒤편에 수록된 찾아보기를 쭉 보면서 자신의 어휘 능력을 점검해 볼 수도 있겠지요.


눈 깜짝할 사이에 눈에 띄는 언어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책을 찾으신다면 이 책을 강추합니다. 어린이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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