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같을까? 다를까? 개구리와 도롱뇽>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정모(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

 

우리가 자랄 때는 산과 들에서 개구리와 도롱뇽쯤은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봄이면 개굴개굴 개구리 우는 소리가 마을을 가득 채웠고, 풀숲을 헤치면 엉금엉금 기고 있는 도롱뇽도 심심치 않게 만났었죠. 하지만 대부분 도시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올챙이나 도롱뇽 같은 것을 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저 만화 영화 속의 캐릭터로서 개구리를 인식하고,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로 시작되는 동요 속에서 개구리를 만날 뿐입니다. 이렇게 생태와 멀어진 요즘 아이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어른들도 많지요.


그런데 어린 시절 개구리와 도롱뇽을 보고 자란 부모 세대라고 해서 개구리와 도롱뇽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까요? 그냥 겉모습이나 울음소리 등을 통해 구별하는 정도지요. 좀 더 관심이 많아 개구리와 도룡뇽의 올챙이까지 살펴봤다고 하더라도 개구리 올챙이는 뒷다리부터 나오지만 도룡뇽의 올챙이는 앞다리부터 나온다는 걸 아는 어른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 개구리 올챙이는 죽은 것을 먹지만 개구리는 살아있는 것만 먹는 것처럼, 새끼 때와 성체 때의 식성이 서로 다르다는 것까지 관심 있게 관찰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과학을 탐구하는 핵심은 디테일에 있습니다. 특히 생태 자연에 관한 디테일은 깊은 생각보다도 우선 ‘끈기 있는 관찰’에 달려 있습니다. 이론은 그 다음의 일이지요. 벌의 팔자 춤을 발견한 ‘카를 폰 프리쉬’나, 침팬지의 습성을 연구한 ‘제인 구달’의 남다른 장점이 바로 끈기 있는 관찰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끈기 있게 관찰한 결과, 지금은 이론이 된 벌과 침팬지의 생태적 특징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같을까? 다를까? 개구리와 도룡뇽>을 쓰고 그리신 안은영 선생님의 끈기와 세밀한 관찰도 이들 과학자에 못지않습니다.


흔히 과학은 지식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뭔가에 의문을 품고, 호기심을 가지며, 집중해서 관찰하는 태도입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같을까? 다를까? 개구리와 도룡뇽>을 읽으면서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말고,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열정과 세밀한 관찰 태도를 배우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도롱뇽처럼 사라지고 있는 생물에 대한 애정이 샘솟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류의 지속성에 대한 고민과 행동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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