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사마귀 대왕>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향(킨더랜드 편집팀장)

 

어떤 상처도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이야기!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자신의 의지와도 상관없이 사건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게다가 정말 너무나도 하찮고 작은 사마귀 하나에서 걷잡을 수 없이 사건이 커진다면 우리의 기분은 어떨까?

 

이 책의 주인공 딜리는 비록 형 때문에 ‘빌리’라는 이름 한번 제대로 불려본 적 없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예쁨 받고, 학교 임원이고, 축구를 잘하는 학생이기에 그런 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지낸다. 그저 별 일 없이, 친구들에게도 적당한 인기를 누리며 자기를 놀리는 형을 적당히 무시하며, 조금 우쭐대며 지내던 딜리에게 어느 날 아주아주 작고 사소한 사건이 생긴다. 무릎에 조그만 사마귀가 생긴 것이다. 처음엔 작은 뾰루지인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더니, 점점 눈에 띄게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형은 딜리라고 부르는 것도 모자라 사마귀 대왕이라며 놀리기 시작했고, 울퉁불퉁 커져가는 사마귀를 감추기 위해 딜리는 거짓말을 해가며 반창고로 가리느라 바쁘다. 사마귀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안절부절 하는 딜리의 학교생활은 이제 전처럼 당당하지 않다.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마음 졸이고, 계속 거짓말을 하고, 결국 들켰을 때는 울보가 되어 버리고 말았으니까.

 

『사마귀 대왕』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신경을 쓰는지, 그리고 그러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놓치는지, 얼마나 어리석어지는지, 무엇 때문에 상처를 받게 되는지 주인공 딜리의 모습을 통해 유쾌하게 들려주고 있다.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수 있고, 또 숨기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실수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게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콩알만 했던 것이 눈덩이만큼 크게 느껴지게 된다. 점점 크게 느껴질수록 우리는 더 감추려고 허둥거리게 되고, 잘 감춰지지 않아 당황하며 위축된다. 그냥 그건 처음부터 콩알만 했을 뿐인데 크게 키운 것은 아직 단단하지 못한 내 마음인 것이다.

 

 반창고로 숨겨 둔 사마귀가 반 친구들 모두에게 공개되고, 페니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게 된 딜리는 에릭슨 선생님의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사마귀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듣게 된다. 외딴 오두막에 살고 있는 벤 할아버지는 지금껏 누구와도 다르게 딜리의 이름을 빌리라고 제대로 불러 준다. 그리고 딜리의 사마귀를 자신이 좋아하는 곳으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간질간질 따끔따끔하던 사마귀는 정말 감쪽같이 사라지고, 사마귀 대장으로 놀리던 형과 자신을 놀린 반 친구 페니는 사마귀가 생긴다.

 

그리고 이제 다시 딜리는 사마귀 따위는 걱정도 하지 않는, 예전처럼 당당하고 자신 있고 적당히 인기 있는 아이로 돌아온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더 이상 딜리가 아닌 ‘빌리’라고 불러달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콩알만 한 사마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누군가 ‘그 사마귀 참 징그럽네.’ 하고 이야기하는 순간 귀가 살짝 뜨거워지며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가리려고 할 것이다. 허둥지둥 가리다가 또 누군가에게 들키면 콩알만 했던 사마귀가 이제 주먹만 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콩알만 한 사마귀를 보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면, 그 사마귀는 여전히 같은 크기로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참 동안 더 이상 자라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면 우리는 더는 신경 쓰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말에 자신의 모습을 잃고 허둥대지 않기를 바란다. 딜리가 아닌 ‘빌리’처럼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면 언제나 마음 속 사마귀는 콩알만 한 채로 있다가 어느 순간 우리도 모르게 사라질 테니까.

 

『사마귀 대왕』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라는 두려움이나 부끄러움보다 그것이 더는 커질 수 없도록 단단한 마음을 갖는 지혜와 용기를 보여주는 동화이다. 모든 어린이들이 딜리가 아닌 ‘빌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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