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글쓰기 처방전>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황정회(횡성서원초 교사, 인디스쿨 운영진)

 

초등학교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숙제는? 단연 일기쓰기일 것이다. 초등학생에게 당연시되던 일기 검사는 벌써 10년도 전에 인권위에서 학생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일기쓰기 교육을 아동인권에 적합한 방식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그 이후로 일기쓰기 숙제에 대해 하루를 기록하고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의견과, 일기라는 사적인 기록을 교사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 등 여러 찬반 의견이 있어 왔다. 그래서 최근 일기쓰기는 개인의 사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학급일기 형태로 학급 구성원들이 함께 기록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거나 다양한 주제를 써보는 글쓰기 교육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많은 이들에게 일기쓰기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방학 동안 밀린 일기를 개학 전날 몰아 쓴 이들에게는 더욱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글쓰기에 대한 첫 기억이 힘들고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아이들이 무언가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면 글쓰기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쓰기 처방전은 그런 고민을 하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처방이 될 것이다. 채인선 작가는 매일 비슷한 일상을 되풀이 하는 아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에 ‘매일 쓰고 싶은 주제가 가득’한 처방전을 내어 놓았다. 고민, 빨래, 타조, 제안, 화해, 경청, 걱정, 신호등…… 날마다 새롭고 다양한 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 아니라,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쓰고 싶고 쓰고 싶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겠다.


하루 한 장 새로운 소재와 함께 글을 쓰다 보면 자잘한 일상 속 이야기와 가벼운 생각거리뿐 아니라 가끔은 ‘거북이는 왜 무거운 등딱지를 등에 지고 다닐까?’ ‘노인이 되어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과 같이 새로운 상상 속으로 빠져 보는 날도 만나게 된다. 발명의 날, 식목일, 입동 같은 기념일을 놓치지 않고 그날의 의미를 떠올려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다 어떤 날은 ‘안락사는 꼭 필요할까?’ ‘우리에게 괴로움이 필요한 까닭은 뭘까?’와 같은 철학적인 생각까지 해 보는 날도 있다. 이런 소재로도 글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과 함께 이렇게 하루 한 장 ‘글쓰기 처방전’과 함께라면 일기쓰기뿐 아니라 글쓰기 자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잊고 글 쓰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맨 뒷장의 스티커도 잊지 말고 살펴보자. 일기쓰기 싫은 날 붙일 수 있는 PASS 스티커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작가의 배려가 새삼 느껴지는 소품이다.


“어른들에게 하는 부탁! 이 책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숙제가 되지 않았으면 해요. 글을 쓴다는 것이  잘 써야한다는 부담 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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