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스무고개 탐정 게임 북>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준표(게임디자인워크숍 퍼실리테이터 GAME DESIGN WORKSHOP FACILITATOR)


심장 소리가 들리는 책


주사위에 쏠린 눈 

주사위를 굴리는 순간, 책을 함께 읽는 친구들의 눈이 커지고 주사위로 몰린다. 주사위 결과에 따라 탄식과 한숨, 좌절과 환희가 교차한다. 내가 실패했더라도, 다른 친구들의 주사위가 우리들의 모험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그리고 또다시 주사위를 굴린다.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시끄러우면서도, 같이 웃고 떠들 수 있고, 또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가는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스무고개 탐정 게임 북』은 그런 경험을 선물하는 책이다. 


게임이라는 예술 

게임을 개발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의 감정을 그리며 게임을 만든다. ‘공포감’이라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연달아 던진다.


‘플레이어에게 공포감을 주고 싶다’

‘플레이어들이 공포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떤 경험/행동이 필요할까?’

‘그 경험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규칙이 필요할까?’


개발자가 의도한 재미를 플레이어들이 느끼게 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끌어내고, 그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규칙들을 배치한다. 게임 개발은 결국 재미를 선물하기 위해, 경험을 디자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디자인된 경험은 플레이어들에게 생생한 상상으로, 체험으로 다가온다. 인류가 만들어낸 간접 경험 중에, 이보다 더 직접 경험과 닮아 있는 예술 장르를 발견하기란 힘들다. 예술이 결국 공감을 통해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면, 게임은 공통의 경험을 통해 공감을 이루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다. 


독서일까? 놀이일까? 모험일까?

『스무고개 탐정 게임 북』은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는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는 것을 옆에서 본다면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놀이에 가깝게 보일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모험을 떠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책을 함께 다 읽고 나면, 묘한 동지애가 느껴지고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덤이다. 게임이라는 예술이 줄 수 있는 그 선물의 결과이다.


함께 협력을 할 수 있고,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결말들을 체험할 수 있는 이 책의 수많은 장점들은 직접 겪어 보길 바란다. 아마 책을 읽는 어린이도, 이 책을 함께 따라갈 아빠/엄마들도 쉽게 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두근거리는 심장

이 책을 주사위와 함께 읽으면서 내가 발견한 것을 하나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때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재미있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더 재미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재미없어 하며 만든 게임은, 감정 없이 그림을 그려 내는 화가의 작품과도 같다.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지 못한 그림에서 감동을 느끼기 힘들듯이, 게임 역시 그러하다.


이 게임을 하면서 작가가 얼마나 재미있어하며 이 게임을 만들고, 작품을 써 내려갔는지 상상해 봤다. 주사위를 수십 번 굴리면서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경험을 디자인했을 것이다. 나는 책에서 작가가 주사위를 던지며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 내가 던지는 주사위를 보며 쿵쾅거리던 나의 심장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 심장 소리가 작가의 것으로 들렸다. 여러분들도 여러분들의 심장 소리에서, 작가의 그것을 느껴보기 바란다. 작가의 심장 소리가 담겨 있는 책을 만나는 것이 어찌 기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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