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안영은(동화 작가)

 

2016 응답하라 이웃사촌

- 이웃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하여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유행이다. 극적인 에피소드 없이도 그냥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건 그 속에서 잃어버린 내 기억의 조각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조각의 이름은 바로 ‘이웃사촌’. 왁자지껄하던 골목길, 볼 때마다 쑥쑥 큰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옆집 아저씨, 발장난을 치며 과자를 나눠 먹던 한동네 언니, 오빠들…….


2016년, 우리 아이들에게 ‘이웃’은 어떤 존재일까? 아마도 ‘위험한 사람’,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면 안 되는 사람’쯤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에 나오는 은오만 봐도 그렇다. 조심성 많은 은오는 평소 엄마의 충고대로 이웃 사람들을 모두 ‘위험인물’로 생각하고 거리를 둔다. 하지만 천방지축 동생 태오는 다르다. 태오는 이웃집 아저씨, 문방구 집 누나와 ‘절친’이며, 동네 사람들 또한 태오가 뭘 좋아하는지, 오늘 뭘 입었는지까지 소소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 천방지축 동생 태오가 사라졌다는 것! 이웃에 대한 은오의 의심은 점점 커지고, 사라진 태오의 행방을 쫓다가 미스터리한 이웃의 정체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 간다.


이 책을 통해 잃어버렸던 이웃들을 찾아볼 수 있어 반갑다. 하지만 ‘이웃’을 대하는 요즘 아이 은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저릿해진다. 무턱대고 믿는 것도 문제지만 의심부터 하게 만드는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해 보자. 요즘 세상에 과연 누가 ‘이웃’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역시 ‘이웃’은 ‘위험인물’이니 피하는 게 좋다고 가르쳐야 옳은 걸까? 어른들은 그 답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다. 이미 골목길을 잃어버린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눈물겹도록 반갑고 좋았던 건 그 답을 어린이 스스로 찾아나간다는 것이다! 이웃을 ‘위험인물’로 확신하는 은오와 이웃을 ‘절친’으로 생각하는 태오는 과연 그 해답을 어떻게 찾을까? 그 해답을 들어 보면 저절로 웃음이 터진다.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를 읽으며 <응답하라> 시리즈를 볼 때처럼 웃음이 터지다가 코끝이 찡한 경험을 했다. 어쩌면 우린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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