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그곳에 한 아이가 있었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천종호(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그곳에 한 아이가 있었다』는 열 살 난 아이가 살인죄로 어둡고 차가운 성인 교도소에 수감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고 있으나, 책장을 덮고 나면 뜻밖에 밝고 따스한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여 성장하는 과정 때문만이 아니라, 열 살 소년이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불합리하다고 여겨 소년을 보호해 주고, 교육하려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1885년은 소년수 전용 교도소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절입니다. 당시 일반 교도소에는 사기, 폭행, 위증, 살인, 강도, 횡령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들어온 수감자들이 모여 있었으며, 종교와 인종 또한 다양했기 때문에 차별에 따른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책 속에는 이러한 모든 사회적 배경을 열 살 난 소년의 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범죄 소년이 소년 교도소나 소년원이 아니라 일반 교도소에서 성인수들과 함께 수감 생활을 하는 것이 아동 인권 보호에 문제가 있는 것임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은 적절한 법적 보호를 포함한 특별한 보호와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더불어 세월이 흐른 뒤 현재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소년범을 위한 교정 제도 및 시설이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도 생각해 볼 것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1991년 우리나라가 아동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가입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내용과 아동 인권 보장의 역사를 돌이켜 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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