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마르코 폴로의 모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차은숙(어린이책 작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던 시대 유럽에서 동양으로 여행한다는 것은 현대의 우주여행 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런 여행을 한 마르코 폴로라는 사람이 있다. 폴로는 1254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17세 되던 1271년에 여행을 떠났다. 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말과 낙타를 타고 수천 킬로미터 밖의 중국까지 멀고 먼 길을 탐험했다.


마르코 폴로는 이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과 모래가 울부짖는 사막을 건넜다. 불붙는 돌, 검은 사자, 다리가 달린 뱀, 낮을 밤으로 바꾸는 도적 떼를 만나며 세계를 정복한 최고의 권력자인 쿠빌라이 칸의 으리으리한 궁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17년 정도를 지내고 40세가 넘어 다시 고향인 베네치아로 돌아왔다.


대단한 여행을 한 마르코 폴로는 여행한 곳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와 가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루스티첼로라는 작가에게 옮겨 적게 했다. 이 책이 바로 『동방견문록』 이다.


『동방견문록』은 ‘세계의 설명’이라는 제목으로도 불리는데, 유럽의 역사와 세계를 바꾼 중요한 여행기로 여겨진다. 13세기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유럽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는 유럽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며, 세계는 한없이 넓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머나먼 ‘동방’이라는 곳에 으리으리한 궁전과 훌륭한 기술과 멋진 물건들이 있다고.


그 시대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갖가지 모험담이 가득한 『동방견문록』은 여러 제목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하나는 ‘일 밀리오네’다. ‘밀리오네’는 백만이라는 뜻인데, 사람들은 마르코 폴로를 백만 가지 거짓말을 둘러대는 거짓말쟁이라고 비웃었다.


‘세계의 설명’과 ‘일 밀리오네’ 사이는 아주 멀어 보이지만 사람들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 책에 열광했다. 이 사람 저 사람이 베껴가며 이탈리아와 유럽 곳곳으로 퍼져 나가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력과 모험심을 자극했다. 어떤 사람들은 새빨간 거짓말로 여기기도 했지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같은 탐험가는 그 책을 보며 꿈의 씨앗으로 삼았다. 콜럼버스가 항해를 위해 꾸린 짐 속에 가장 소중하게 간직한 것도 『동방견문록』이었다고 한다.

 

『마르코 폴로의 모험: 어린이를 위해 쉽게 풀어 쓴 「동방견문록」』은 뉴베리 상 수상 작가인 러셀 프리드먼이 7백여 년 전의 어려운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설명과 꼼꼼한 해석을 덧붙여 더욱 흥미롭고 풍부한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또 이바툴린이 그린 흥미로운 그림들과 함께 다양한 자료에서 고른 옛 그림과 지도는 이 여행을 더 쉽고 재미있게 안내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들은 13세기 베네치아, 먼 곳으로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가득한 소년 마르코 폴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아버지와 만난 마르코가 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미지의 땅 중국으로 향하는 설레는 여행길에 머뭇거리지 않고 함께 나서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 여행은 시작되자마자 신기하고 위험한 일들이 벌어지고, 먼 나라의 이상한 풍경과 아찔한 모험담이 펼쳐진다. 세계의 정복자였던 칭기즈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이 등장하고, 중국의 다른 지방에서는 태어나서 처음 본 다리 달린 거대한 뱀인 악어를 본다. 또 황금 이빨 부족을 만나기도 한다. 이렇게 펼쳐지던 모험은 마르코 폴로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중국을 떠나면서 또 다른 이야기로 나아간다.


러셀 프리드먼은 마르코 폴로가 정말 중국에 갔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품는 의심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동방견문록』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었다. 그 뒤 여러 사람들이 베껴 쓰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기도 하고 부풀려지기도 했다. 이 책이 사실이든 아니든 단순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이 책은 이야기 자체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세상을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넓혀줄 것이다.


전문가가 선택한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