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평화의 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금숙(만화작가, 그림책작가)


“평화의 돌?” 돌이면 그냥 돌이지, ‘평화의 돌’은 뭐지? 궁금하지요? ‘평화의 돌’의 원래 이름은 ‘전쟁 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를 추모하는 비석’입니다. 미국 9.11 사건으로 고통을 겪은 가족들과 평화 운동을 하는 활동가와 일반 시민이 1톤이나 되는 돌을 나무수레에 싣고 ‘스톤 워크’ 국제반전평화순례라는 이름으로 걷기 시작하며 태어났어요. 사람들은 이 평화의 돌(추모비석)과 함께 걸으며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으로 희생당한 민간인을 추모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퍼뜨렸습니다. 이 스톤 워크 평화 순례는 2005년에는 원폭 투하로 희생당한 일본인을 추모하기 위해 일본으로 이어졌고, 2007년에는 일제 강점기 때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원폭투하로 피해를 입고 희생된 사람들 사죄하고 추모하기 위해 한반도 남녘 땅 한국으로 이어졌습니다. 평화의 돌을 끌며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평화 순례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의 아픔이 있는 우리나라 많은 도시와 지역을 걸었습니다. 바로 그림책 《평화의 돌》 이야기입니다. 그림책 《평화의 돌》은 이 평화의 돌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왔는지, 평화가 왜 중요한지 잔잔한 그림과 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아픈 역사와 마주하게 됩니다.


책을 보다 문득, ‘1톤이나 되는 무거운 돌을 나무수레에 끌고 다니다니 제 정신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일부러 힘든 일을 하는 거지?’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평화를 지키기는 무거운 돌을 밀고 가는 것보다 아니 그 보다 더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쉽습니다. 무거운 평화의 돌을 혼자서는 옮길 수가 없어요. 평화를 혼자 지킬 수가 없듯이 말이에요. 책에서 평화의 돌이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이 도와주고 참여하는 모습을 만나는 것처럼 나라와 인종, 나이를 극복하고 같이 무거운 돌을 끌고 밀며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나도 옆에서 함께 평화의 돌을 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답니다.  《평화의 돌》을 한 줄 한 줄 읽다보면 전쟁으로 죽임을 당한 민간인 희생자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역사 속 아픈 현장에 도착합니다. 서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수요 집회에 갈 때는 마음이 뭉클해지고, 평화의 돌과 함께 걷는 한 장면 한 장면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고 지키려면 서로 돕고 가꾸어야 한다는 걸 《평화의 돌》을 읽으며 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올 2015년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지만,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며,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여러 의미가 담긴 해입니다. 1945년 원폭 투하 때 희생된 사람들 가운데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조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합천에서 오신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1945년에 광복이 되었으나,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조선 사람들에겐 광복의 기쁨보다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이 더욱 컸습니다. 다친 몸과 마음을 끌고 고향으로 힘들게 돌아왔지만 6.25전쟁이라는 또 한 번의 큰 고통을 겪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원폭피해자 1세에 이어, 원폭피해자 2세 3세 분들은 후유증으로 여전히 고통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아픔이 대물림 되고 있는 것입니다.


평화의 돌은 지금 그 분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어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합천에 있는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평화의 돌은 언젠가 베트남 전쟁 때 우리나라가 베트남 민간인들에게 준 피해와 베트남전쟁으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시 걸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림책 《평화의 돌》을 읽고 나면,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왜 지켜야하는지 더욱 알게 될 거예요.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이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걸, 평화를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귀한 마음과 행동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평화의 돌》을 읽으며, 우리의  소중한 평화를 지키는데 한 마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문가가 선택한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