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바람은 보이지 않아>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지혜(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


바람은 어떤 색깔인가요? 이 그림책 속 소년은 바람과 바람의 색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빠져나오듯 집을 나와 여러 친구들을 만납니다. 소년이 여행 중에 만난 늙은 개에게 바람은 ‘들판에 가득 핀 꽃의 향기로 물든 색’이기도 하고, 늑대에게는 ‘숲 속에 깔린 젖은 흙이 품고 있는 어둠의 색’이고……. 코끼리, 창문, 꿀벌, 개울, 사과나무 등 모두 저마다 바람의 색깔에 대해 다르게 말합니다. 알아갈수록 바람은 무슨 색인지 도무지 보이질 않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책장 끝에서 부드러운 바람을 느끼게 됩니다. 비로소 늙은 거인이 말했던 ‘바람은 모든 색이란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년이 책장 끝에서 바람을 느낀 것처럼, 우리는 오늘 어디에서 바람을 느끼고 있나요? 내가 느끼고 있는 바람은 어떤 색깔인가요? 가만히 눈을 감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소년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세요. 손끝 감촉과 냄새도 맡아보세요. 아무리 보아도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바람은 눈을 감아야만 볼 수 있는 색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림책 속에서 소년이 듣게 되는 바람에 대한 묘사들은 한 편,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지고, 강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은 멋진 명화 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거기에 책 지면에 손을 대고 따라 가다보면 눈과 귀로 볼 수 없었던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집 모양의 틀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아이의 신발을 따라 가보세요 잡을 수도 볼 수도 없는 바람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있을 거예요.

 

이 그림책은 바람을 닮아 있어요. <바람은 보이지 않아>는 소년이 바람을 느꼈던 것처럼 눈을 감고 손끝 감촉을 따라가다 보면 더 잘 보고, 잘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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