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조돈문(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세상에 슈퍼 부자들이 점점 늘어난다. 슈퍼 부자의 증가는 가난한 사람이 늘어나고, 더 가난해지는 현상과 동전의 양면이다. 빈부, 자산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슈퍼 부자 85명의 재산이 세계 인구의 절반인 35억 명의 재산과 비슷하다.(2014년 기준)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게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라고 생각하도록 강요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더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나 체제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고치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뜯어고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노력은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슈퍼 부자를 비롯한 지배 계급이 생산해 낸 이데올로기라고 한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이 책의 원래 제목 <왜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가?>처럼 책의 내용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왜 생기는 것이며, 그 차이는 왜 점점 벌어지는지에 대한 사회적 설명이 주를 이룬다. 두 사람이 각각 프랑스 사회과학연구소 소장을 지낸 70대 노 부부 사회학자는 아마 아이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책을 쓰기 위해 진땀을 흘렸을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현직 시사만화가의 멋들어진 솜씨와 어울리면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사는 지금의 사회는 결함이 너무 많은 시스템이다. 특히 불평등의 심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결함을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 됐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힘을 모아 고치는 일에 직접 나서야 한다. 그리고 고쳐지는 사회가 자기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확신, 경험이 있어야 성공적인 움직임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데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는 게 이 책을 기획한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 책은 부모와 자식들, 초등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이런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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