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늑대들이 사는 집>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지은(아동 청소년 문학 평론가)

 

‘늑대들이 사는 집’은 뾰족귀, 넓적귀, 처친귀 늑대 세 마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우화로 겉모습을 보고 상대를 판단하는 섣부름을 경계할 것을 캐릭터를 내세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동화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공간과 동선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야기 구조에 정감 있는 인물을 빚어낸 작가의 능숙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리로 듣게 되는 유년동화의 특징을 배려하면서도 서사의 결을 해치지 않는 낱말과 문장의 리듬감이라든가, 비약하지 않으면서도 짐작과 다른 결말로 이끌어가는 세련된 전개가 돋보인다. 늑대를 악당 이미지와 대척점에 두는 서사가 아주 획기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 발 비껴선 담담한 서술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온통 악당들 천지로 보이는 요즘 분위기 속에서 어린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의 존재를 그려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웅을 만드는 길로 빠지지 않고 평범한 이웃들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 것도 좋은 부분이었다. 아이들이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거칠고 험악한 겉모습보다는 매끈한 자들의 폭력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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