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유가 있어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선주(그림책 편집자, <그림으로 말하는 사람들> 저자)

 

조금 더 “신바람 나는” 세상을 위해

그림책 《이유가 있어요》를 추천하는 이유

마쓰이 다다시의 저서 《어린이와 그림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린이 책의 세계에는 두 가지 세계가 있다고요. 하나는 현실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공상의 세계입니다. 어린이들은 이 두 가지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지요. 그리고 어른이 되어 가며 어떤 사람은 한 세계를 잃고(혹은 잊고), 어떤 사람은 여전히 간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어린 왕자의 비행사가 그려 준 상자 그림에서 양을 봅니다. 그렇지는 못할지라도 밤하늘에서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 이 그림책 속의 꼬마는 밥을 먹을 때 작고 신기한 생물들이 “맛있는 밥 조금만 나눠 줘.” 하는 소리를 듣는다네요. 그래서 밥알을 흘리는 거라는 군요. 의자 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몸을 버르적대는 이유는 이놈의 의자가 교실 안을 휘젓고 다니길 좋아하는 성질 고약한 녀석이기 때문이랍니다.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자꾸 주워 오는 건 외계인 친구의 고장 난 우주선을 위해 쓸 만한 부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고요. 어른 여러분, 이 깜찍한 책을 읽고 좀 더 유연한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이 책 속의 엄마처럼요. 그러면 “일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는” 이 세상이 조금은 더 귀엽게 느껴질 겁니다. 짜증나는 일도 “음, 뭐라도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길 수 있게 될지도요. 어린이 여러분, 나는 여러분의 정당하고 타당한 모든 이유를 응원합니다만 그렇다고 너무 오래 손톱을 깨물진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커서도 손톱을 깨무는 버릇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빨대 잘근잘근 씹기 대회에 나가 우승하고 그 상금으로 큰 배를 만들어 다 같이 느긋하게 세계 여행을 해 보고 싶은” 꿈을 가슴 속에 간직하길 바랍니다. 그럼 여러분의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앞으로 나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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