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있다! 없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광호(인터넷 신문 「레디앙」 공동 대표)

 

길 위에 떨어진 벼 낱알 한 개가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 낱알을 손주에게 보여주면서 묻습니다. “이 낱알은 살아 있는 거니? 죽은 거니?” 낱알 안에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는 거지요. 낱알을 그대로 두면 썩어 버리지만, 그것을 볍씨 삼아 농사를 지으면 벼가 자라납니다. 낱알 안의 생명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낱알의 인연이 농부의 손에 닿았을 때 낱알의 생명은 있게 되고, 자동차 바퀴 밑에 깔리게 된다면 생명은 없는 것이 됩니다.


무엇이 있는지, 없는지는 어떻게 보면 명백한 것 같습니다. 내 눈앞의 저 나무는 너무도 분명하게 있어서 의문의 대상조차 되지 않죠. 그런데 눈앞의 나무는 분명하게 ‘있는데’, 내 안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느 노스님은 “마음이 답답하다.”는 수도승에게 “그 마음이라는 걸 끄집어내서 나한테 가져와 봐라.”고 이야기도 합니다. 수도승은 마음을 어디서 찾았을까요?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고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아주 심각한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답이 없는 질문.


사람들이 살면서 최소한 한 번쯤은 하게 되는 질문.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은 내가 누구인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대학을 가야 하는지, 왜 부모님께 잘해야 하는지 등등의 질문에 대해 아이들이 ‘자신만의’ 답을 찾는 힘을 키워 줍니다.


어린이 책을 전문으로 출간하는 <분홍고래>출판사에서 ‘알쏭달쏭 이분법 세상’ 시리즈를 발행하는 것은 이런 힘을 키워주는 가장 기본적인 능력, 바로 제대로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리즈 첫 번째 책인 『있다! 없다!』는 그 질문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것입니다. 사물의 표면과 함께 그 안의 깊은 면을 볼 수 있게 하고, 표면과 내면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다양하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속이 불편하면 얼굴색은 창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숙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으로 커나가기 위해 아이들이 꼭 거쳐야 할 질문과 자기만의 해답을 찾는 과정에 ‘알쏭달쏭 이분법’ 시리즈, 그리고 첫 책 『있다! 없다!』 는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전문가가 선택한 9월의 좋은 어린이 책 이벤트 보러 가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