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어린이를 위한 발명과 발견 교과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원석(과학저널리스트, 과학교사)

 

옴니버스 형식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최근 교육이나 사회 전반에 부는 가장 핫한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융합’일 것입니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통섭형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문 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여 통섭형 사고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교과서들은 철저하게 세분화되어 있고, 다른 영역을 기술하거나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것은 금기처럼 여겨집니다.


기존의 역사서들을 보면 그러한 학문적 단절이 잘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역사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라는 각각의 관점에서 서술될 뿐이며, 간혹 과학이나 기술은 곁다리로 붙여 놓는 정도에서 그칩니다. 물론 과학사학자의 입장에서도 과학사를 기준으로 과학의 흐름만 짚어갈 뿐 방대한 역사적 흐름을 모두 아우르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어린이를 위한 발명과 발견 교과서』도 장구한 역사의 흐름을 모두 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얇은 분량에 그러한 작업을 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수박 겉핥기식의 그렇고 그런 어설픈 책이 되어 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욕심을 내지 않고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발명과 발견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간단하고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거나 누구나 알고 있는, 그러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 내려 가는 일이 결코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나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나사가 어떻게 비행기와 배와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그만큼 주변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짧은 글을 통해 주변의 사물들 사이의 관련성을 놀랍도록 잘 엮어낸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근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빅 히스토리Big History’는 빅뱅에서 시작되어 인류의 역사까지 포함하는, 소위 완전한 우주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책의 경우에는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 인류의 문명이 탄생하게 된 역사를 다루고 있어 빅 히스토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생겨난 이후 인류의 탄생과 문명의 발생에 이르는 역사를 짧지만 흥미롭게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명이 탄생하고 역사가 흐르는 동안 인류가 고안해 낸 갖가지 발명과 발견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단순히 물건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굳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사물의 역사는 손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책도 단순히 발명과 발견의 역사만 기술했다면 읽을 만한 가치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를 위한 발명과 발견 교과서』는 발명과 발견을 ‘과학-기술-사회(STS :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관점에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시 책을 언뜻 보고 아는 내용을 써 놓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그냥 덮어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책을 꼼꼼히 읽어 보십시오. 읽는 동안 아는 듯 보이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발명과 발견의 역사를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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