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가 원주민 마을에 간 이유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남상민(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북아사무소 부대표)

 

개발의 결과가 누구나에게 풍요로운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12억 명의 인구가 극빈층에 속합니다. 세계 인구가 72억 명이니, 100명 중 17명이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국제 사회의 지원 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입니다. 국제 사회는 선진국이 국민총소득의 0.7퍼센트를 개발 도상국에 지원하자고 여러 차례 합의하였지만, 아직 그 비중은 0.3퍼센트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생각해 볼 때, 국제 사회는 개발 도상국의 경제.교육.보건.환경 분야의 개선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도움이 자칫하면 지원받는 지역의 공동체를 파괴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토착 원주민을 비롯한 소수 민족의 삶과 개발의 문제가 그렇습니다. 토착 원주민은 전통적이고 독립적인 문화를 유지하며, 오랫동안 공동체 삶의 터전이 된 자연환경 속에서 자급적인 생활을 해온 경우가 많습니다. 유엔은 토착 원주민의 규모가 70개 나라에 걸쳐 3억 7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그들이 바라는 문화.사회.경제 체제를 지켜 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아마존’으로 일컬어지는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지역에 방문하여 그곳 토착 원주민의 삶과 개발의 문제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열대림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면서 숲 속에서 살고 있는 토착 원주민을 도시 근처로 이주시켰습니다. 원주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숲에서 얻어 왔습니다. 그런데 개발에 밀려 열대림을 떠나는 순간 그들의 삶은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숲 속에서 그들은 돈 없이 지냈습니다. 숲은 돈이 필요한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시 생활은 다릅니다. 숲에서 바로 얻을 수 있는 식량을 도시에서는 돈을 벌어 시장에 가서 사야 합니다. 자연과 마을 공동체가 아닌 돈과 시장에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원주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발의 결과는 풍요가 아닌 빈곤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국제 사회의 원조는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의 처지에서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자라서 국제 사회를 위해 일하게 될 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잘 기억해서 가치 있고 보람찬 기여를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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