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기 너구리 키우는 법>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신민경(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부모와 아기의 성장 이야기

이 동화는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되어 있어요. 엄마는 아이가 아기 너구리였을 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줘요. 부모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아기가 생겼다고 해서 그날부터 당장 아기 키우기 선수가 되지는 못해요. 이 동화에 나오는 부모는 그래서 매우 친근해요. 엄마와 아빠는 동물 보호소에서 아기 너구리를 입양하는 순간부터 모르는 것투성이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너구리 분유가 없어서 사람 아기 분유를 먹여도 될지 걱정이고, 아기 너구리가 메롱 반사를 할 때가 지났는데도 하지 않아서 걱정이에요.


하지만 아기들 처지에서 보면 괜한 걱정이고말고요. 아기 너구리가 처음 한 말이 “엄마, 아빠”가 아니라 “아이 씨”여도, 낮엔 자고 밤엔 놀아도, 똑같은 광고지 그림만 좋아해도, 세상을 처음 알아가는 아기 너구리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워요. 자신을 사랑해 주고 살뜰히 보살펴 주는 엄마와 아빠가 옆에 있으니 더욱 기분이 좋지요. 엄마와 아빠가 좀 서툴러도 말이에요.


이 동화는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읽어 줄 수 있어요. 유년기 아이들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읽어 주면 좋겠어요. 내가 8, 9세 아이들에게 읽어 줬더니 아기 너구리가 어떻게 사람 아기가 되었는지 궁금해했어요. 살인 벼룩 사건 때문에 아기 너구리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아이들은 아기 너구리가 동물 보호소로 돌아가게 될까 봐 조마조마했고요. 아기 때 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기 너구리를 보며 더 어릴 때의 자신을 상상하는 재미도 있어요.


나는 아기 너구리가 하는 행동과 엄마와 아빠의 반응이 과장되지 않으면서 따뜻하고 유쾌하게 다가왔어요. 아기 너구리가 중요한 순간에 사람 아기로 변신하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그래서 아기 너구리의 존재가 사실인지 엄마가 지어낸 것인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도 이야기의 진위를 가리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감상을 맡기며 있는 그대로 읽어 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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