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 책 <괴도 퀸 1>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태석(KBS 보도영상국 기자)

 

전쟁의 폐허 속에서 언제 날아올지 모를 폭격의 두려움에 떨며 옆에서 죽어가는 가족과 친구들을 보며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 아이들, 먹을 게 없어 굶어 죽는 아이들, 그리고 무한한 입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쫓기며 사는 아이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웃음을 잃은 아이들을 참 많이 보게 된다. 한창 즐겁게 뛰놀아도 모자란 시간에 내일을 걱정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어른인 나조차 힘을 잃어간다.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동심을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꼭 한 번쯤 건네고 싶은 이야기다.

 

사실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학창 시절 즐겨 읽던 괴도 뤼팽과 비슷하다.(제목이 「괴도 Queen」이니만큼 설정을 비슷하게 하였으리라 짐작은 했지만.) 성격이 괴팍하고 행동은 신출귀몰하다. 이야기 구조 또한 착한 사람은 상 받고, 악한 사람은 벌 받는다는 명확한 권선징악인 것이 퍽 신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렇고 그런, 누구라도 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단 한 페이지도 허술하지 않는 서사로 끌고 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쭉쭉 뻗어가는 이야기의 속도감은 마치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경쾌하고 발랄한 주인공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지고, 힘이 난다. 소리 내어 웃음이 나올 만큼 유쾌하고, 속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 결말은 다 읽고 난 후에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아마도 ‘이야기는 반드시 해피엔드로 끝나야 한다.’라는 작가의 의도가 어른인 나에게도 제대로 먹힌 것이리라.

 

스스로 선택하여 나고 자란 것도 아닌데 마음 놓고 뛰어놀 여유조차 주어지지 않아 세상이 버거운 아이들, 그리고 소리 내어 웃을 일이 흔치 않는 나 같은 어른에게도 이 책은 참으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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