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아이의 학교 적응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태어나서 여덟 번째 맞이하는 봄, 우리 아이들은 난생 처음 ‘학교’라는 공간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어른들에게 ‘학교’란 많은 감정이 떠오르게 하는 단어입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10년 이상의 긴 세월을 학교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속에서 각자 겪었던 경험과 느꼈던 감정이 ‘학교’라는 단어 속에 농축되어 있게 마련이지요. 그렇다면 여덟 살 아이들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일까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미지의 세계, 순수한 백지 같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더러 아이들은 ‘학교’라는 단어에 나름대로 감정과 가치를 담고 오기도 합니다. 주로 이런 것들에 의해서지요.
“너, 학교 가서도 그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
“학교에서는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 못 가고, 수업 시간엔 바르게 앉아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
“어허~. 그런 행동하면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려요.”
그래서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얼굴도 긴장, 설렘, 두려움, 호기심 등 각양각색이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학교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이들에게도 자신들만의 감정과 가치가 ‘학교’라는 단어 안에 조금씩 쌓여가기 시작합니다.
“엄마, 선생님이 이거 내일까지 안 해오면 혼난다고 했어.”
학교에 다녀온 아이는 받아쓰기 숙제를 들고 전전긍긍합니다. 심지어 차려놓은 저녁밥도 먹지 못합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엄마는 아이를 달래봅니다.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처음엔 선생님도 많이 혼내지 않으실 거야.”
“아니야, 진짜 혼난단 말이야.”
이쯤 되면 엄마도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합니다. 아니 도대체 선생님이 왜 그러신 걸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하신 거 아닌가? 선생님이 너무 무서운 분인가? 아이가 학교에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학교에서의 진짜 상황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친구가 혼나는 모습만 보고도 마치 자신이 혼난 것처럼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 때문에 반 전체가 혼났는데도 그러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선생님의 변수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부모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감정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는 것에 대해 지금 심한 긴장과 강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사실이 어떻든 학교 현실이 어떻든 상관없이 아이가 지금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이 아이에게는 현실입니다.
“선생님에게 혼날까봐 걱정이 많이 되는구나.”
“응.”
“엄마도 그런 적이 있어.”
“…….”
“그럼 숙제 다 하고 나중에 밥 먹을래?”
“몰라.” “엄마가 뭐 도와줄 거 없어? 다 할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줄 테니까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해.”
아이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려면 문제 해결의 정답도 ‘아이가 원하는 것’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때 부모의 생각에 의한 어떠한 가치 판단이나 설명은 금물입니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숙제를 미리미리 했어야지.”, “아까 게임 안 하고 숙제 했으면 됐을 텐데…….” 등 ) 그냥 있는 그대로 아이의 말을 받아주세요, 자신의 감정을 충분한 수용을 받은 아이가 어렵고 긴장된 학교생활에서도 더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부모가 꼭 도와주어야 할 학교생활 적응 Tip
1. 편안한 옷차림을 해 주세요.
지나치게 장식이 많은 옷, 새로 사서 지퍼나 단추가 뻑뻑한 옷, 레이스가 많이 달린 옷 등은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다양한 신체 활동을 할 때 방해가 되기 쉽습니다. 1학년의 학교 복장으로는 입고 벗기 편한 고무줄 바지와 활동성이 편한 옷을 추천합니다.
2. 가정통신문의 회신은 다음 날에 바로 보내주세요.
학교의 각종 신청서를 바로 다음 날 보내준다는 것은 아이의 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협조적인 학부모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3. 입식 화장실 사용하기, 우유갑 열기, 어른 수저와 젓가락으로 밥 먹기 등을 미리 연습시켜 주세요.
어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의외로 이런 일들을 학교에서 처음해 보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미리 연습을 해 본 아이들은 이런 사소한 것에서 학교생활의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