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외계인 소녀 원시인 소년 -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에 관한 모든 것>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채란(동화작가)

 

책읽기가 이렇게 재미있었어?

아이들의 마음을 간파한 유쾌한 상상력!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 첫 장을 넘기면 어른들은 "어? 이게 뭐야?" 할 것이고 아이들은 "우와" 탄성을 지를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책이란 엄숙해야하고 진지해야하고 충실해야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진 나 같은 어른들 머리를 뿅망치로 뿅뿅 두드려 깨운다. 아마 나와 이 책의 저자가 대화를 한다면 이런 내용일 것이다.

 

프랑수아즈 부셰 : 어이, 이거 봐. 구닥다리 어른! 긴장 풀라고. 우리랑 애들은 세계관이 달라.


나 : 그래도… 이건 좀. 너무 하잖아. 책이라는 건 인류 문화의 상징이자 보고로서… 어린이책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전해 주고자 하는…….


프랑수아즈 부셰  : 그만, 그만, 하나만 물어볼게. 이 책, 재미있어? 없어? 솔직하게.


나 : 솔직하게?


프란수아즈 부셰 : 그래 솔직하게!


나 : 사실은… 정말 재미있었어. 첫 장을 펴자마자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니까.


프랑수아즈 부세 : 크크 당연하지. 내가 쓴 거니까. 내가 노린 게 바로 그거였어.


나 : 혼자 읽으며 얼마나 깔깔거렸는지 옆방에서 자던 아기가 놀라서 깼다니까.


프랑수아즈 부셰 : 크크 좋아좋아. 바람직한 현상이야.


나 :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 독해력이 떨어진다는데 어린이 책이라면 좀 더 진지해야 하는 게 아닐까?


프랑수아즈 부셰 : 중요한건, 우선 읽게 하는 거야. 아무리 훌륭하고 진지한 내용이 가득하면 뭐해, 아이들이 읽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야! 우리가 먼저 다가서야 해. 아이들의 언어로 아이들의 문화를 담아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 나는.

 

나는 결국 설득 당하고 말 것이다. 그녀의 주장이 틀리지 않으므로.

 

이제 막 남자와 여자에 눈떠가는 아이들이 있다고 하자. 중요한 걸 제대로 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어른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을 양팔 가득 아이들에게 안기거나, 얼굴을 들이밀고 고민이 있으면 이야기 해 보라고 채근할 것이다. 아이들은? 당연히 도망가겠지.

 

그러는 대신에, 이 책 《외계인 소녀 원시인 소녀》를 슬쩍 아이들 방 의자 아래에 떨어트려 보는 건 어떨까? 궁금함에 집어 들기만 했다면 반은 성공, 책표지를 넘기기만 하면 나머지 절반도 성공이다. 아이들은 단숨에 깔깔거리며 이 책을 다 읽고야 말 것이다. 음 맞아,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이렇지 이러쿵저러쿵 수다를 떨어댈 것이다. 그리고 책읽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니, 깨달은 아이들은 결국 다른 책도 집어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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