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좋은 어린이 책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유순희(작가)

 

어린이들은 상상과 모험을 하면서 한 뼘씩 자랍니다. 책과콩나무에서 이번에 새로 나온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는 상상과 모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아주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생쥐입니다. 어느 날, 생쥐는 친구들이 모두 인간들이 발명한 쥐덫이 두려워 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난 걸 알게 됩니다. 생쥐도 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려 했지만 항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굶주린 고양이 때문에 가지 못합니다. 고양이에게 쫓기던 생쥐는 하늘을 나는 박쥐를 보고 날개를 만들면 대서양을 건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 시작합니다. 상상은 생쥐를 가만있게 하지 않았습니다. 생쥐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도시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수집하고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그린 그림들은 마치 독자가 생쥐 옆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사실적이고 입체적입니다. 그래서 생쥐가 설계하고 조립할 때, 독자도 비행기를 설계하고 조립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독자는 생쥐가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었을 때 설레며 기뻐하다가 추락했을 때는 생쥐와 함께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아 긴장하기도 합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간신히 탈출한 생쥐는 다시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도시를 다니며 부품을 찾아 나섭니다. 추위와 배고픔, 부엉이들의 위협에도 생쥐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제 생쥐는 쥐덫이 두려워 도망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상상한 비행기를 직접 만들어 하늘을 날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비행기를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어린이 독자는 꿈을 상상하고, 상상한 꿈을 마음에 간직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해봄으로써 느낄 수 있는 좌절, 극복, 용기, 모험 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스릴 넘치고 행복한 것인가를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고 특별합니다. 생쥐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이 직접 만든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마침내 미국에 도착합니다. 하늘을 나는 생쥐에 대한 소식은 빠르게 퍼졌고, 위험을 무릅쓴 생쥐의 모험에 인간들은 열광합니다. 그리고 등 뒤로 작은 조립 비행기를 들고 있는 소년이 담벼락에 붙어 있는 ‘하늘을 나는 용감한 생쥐’의 에어쇼 포스터를 보게 됩니다. 소년은 자기도 생쥐처럼 비행기를 타고 드넓은 대서양을 날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됩니다. 이 소년이 바로 1927년 뉴욕-파리 간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입니다.

 

작가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생쥐의 이야기에서 마무리를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어린 린드버그를 책 속에서 만나게 해 줌으로써 사실적인 감동을 더해 줍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호기심 많은 생쥐의 꿈이 어린 소년 린드버그에게, 그리고 소년 린드버그의 꿈이 어린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그리고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꿈조차 마음껏 꿀 용기조차 내기 힘은 우리나라의 어린 독자들에게 해보고 싶은 것이 뭐냐고, 만들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보며 생쥐처럼, 린드버그처럼 직접 해보라고, 직접 해보면 상상보다 훨씬 더 행복한 일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줍니다. 어린이 독자라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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