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학교에 간 공룡 앨리사우루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찬혁(충남 예산초등학교 교사)

 

새로운 학년이 시작될 때 모든 아이들은 이번엔 또 어떤 친구가 자기 반이 될지 두근거리며 학교에 온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이번에도 좋은 친구들이 많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와 ‘혹시 친구들과 잘 사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득하다.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늘 나는 숙제를 받은 기분이다. 이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줘야,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지, 어떻게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교실을 만들지 고민하게 된다.

 

앨리가 꿈꾸는 교실과 우리 교실

리처드 토리의 『학교에 간 공룡 앨리사우루스』는 친구를 사귀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걱정하는 새 학기 아이들에게 읽어 보라고 추천해 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책의 주인공 앨리는 공룡을 정말로 좋아하는 아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가는 날, 공룡을 좋아하는 친구들로 가득한 반에서 많은 친구들과 공룡 놀이를 할 꿈에 부풀어 있던 앨리. 정작 학교에 갔을 때 공룡을 좋아하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공주님, 사자, 용, 도시락 가방. 너무나도 다른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의 곁에서 앨리는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한다.


이 장면에서 나는 우리 반이었던 ‘앨리’가 보였다. 꼭 공룡이 아니더라도, 다른 아이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취미 대신 뭔가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공감 받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이내 그 이야기 대신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 축구, 인형, 연예인 이야기를 했다. 이내 어쩔 줄 몰라 하며 혼자 밥을 먹는 앨리처럼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있던 우리 반 앨리.


결국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앨리가 자신의 취미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나도 공룡 좋아해! 용도 좋아하고!’라는 신디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순간, 누구보다도 소중한 친구가 생긴다는 사실 말이다.


그런데 친구를 사귀려면, 나만이 친구를 이해해 주어야 하는 걸까? 먼저 친구를 이해하려고 손을 내밀면, 어느새 친구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티나와 앨리처럼. 앨리가 공룡 이야기만 하던 때에는 앨리랑 놀지 않던 티나는, 앨리가 먼저 공주 놀이를 함께한 뒤에 앨리와 친구가 되었다. 먼저 양보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친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함께하게 되면 무척 기쁘지 않을까?

 

우리 앞에 보이는 수많은 앨리들

어린이들을 서로 친해지게 하는 방법, 학급을 경영하는 방법, 수많은 상담 방법, 학생들에 대한 대처방법에 대한 책들은 참 많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끼리 소통하는 방법은 잘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너무나도 다른 아이들이 한 해 동안 서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어떻게 서로 이해하고 친해져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 책이 반갑다. 새롭게 만나게 될, 그리고 너무나도 다른 취미를 가진 우리 반의 ‘앨리’를 위해,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한 해의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해보고자 한다. 우리 반에서 퍼져 나올 소리는 어떤 소리일지,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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