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한국사 사전 - 전3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안민영(인천 계수중학교 역사교사)


인터넷 검색의 등장으로 수명을 다한 ‘사전’, ‘사전’은 죽은 책?

 ‘사전’은 죽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두꺼운 사전을 들춰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검색어를 쳐 보거나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그만이다.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며 ᄀ에서 ᄒ까지 뒤적거리는 풍경은 이미 지난 부모 세대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듯하다. 아이들이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아내는 속도는 교사인 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기능이 스마트하면 컨텐츠도 스마트한가?

 그렇다면 아이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자료를 선별해 내며 자신의 것으로 충분히 소화하고 있을까? 웹상의 정보는 진위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어려운 전공 용어가 나열된 문장들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팀별 프로젝트 역사 수업을 진행하면서 좋은 텍스트가 늘 아쉽곤 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궁금해 한다.

 가끔 역사 관련 단어를 인터넷 검색해 보면 수업 중에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다며 개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을 나누며 서로 묻고 답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궁금해 하고 있었다. 대부분 한자말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늘날 사용하는 익숙한 용어가 아니다 보니, 아이들은 말 자체를 어려워한다. 그걸 알면서도 역사교사들 역시 한 차시 수업에서 전달해야 할 분량이 만만치 않은 터라, 개념 풀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 광활한 역사 개념, 누가 대신 좀 정리해 주었으면 싶었다.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세대에게 적합한 <한국사 사전>

<한국사 사전>이 나왔다. 아이들에게 ‘사전’은 숙제할 때나 필요한 책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필요에 의해 잠깐 펴 보는 책인 거다. 과연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까 싶었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에 더 익숙한 세대이다.


그런데 <한국사 사전>은 그런 면에서 유용해 보인다. 각 단어마다 적절한 세밀화가 텍스트와 비슷한 비중으로 배치되어 있다. 유물의 경우는 사용법까지 표현되어 있다. 백 개의 문장보다 한 개의 그림이 나은 경우다. 각 그림마다 세부 설명이 덧붙여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나만의 <한국사사전>을 만들어 보자.

  ‘내 책상 위의 역사 선생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말 그대로 자기주도적 학습에 유용할 듯싶다. 각 단어에 대한 설명은 3단계로 나누어 서술되어 독자의 수준에 따라 소화해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각 단어마다 간략하게 설명된 ‘개요’와 그림을 자주 넘겨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국사 사전>의 그림은 텍스트만큼의 가치가 있다. 중학생은 ‘심화’ 부분까지 함께 읽고, 고등학생은 거기에 ‘풀이’ 부분까지 더해서 읽어 가면 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관련된 단어에는 수업 내용을 메모한 포스트잇을 붙여 두어도 좋겠다. 내가 직접 가서 본 유물과 유적은 관련 단어 페이지에 사진이나 입장권을 함께 붙여둬도 좋겠다. 본인이 소화한 내용은 밑줄을 더해가며 읽어보자. 학년이 올라가면서 밑줄이 늘어가는 것을 확인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한국사 사전>을 이렇게 활용해 가면, ‘나만의 한국사 사전’이 만들어질 듯싶다.

 

 오래 두고 볼 책이다. 아이들에게는 첫 번째 한국사 사전이자, 마지막 한국사 사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사사전>은 ‘사전’의 개념을 바꾸는 책이라 생각된다. ‘사전’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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