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달에 가고 싶어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병철(물리학 교수, 과학서적 전문 번역가)

 

어린이를 위한 과학책은 자칫하면 따분한 설명서가 되고는 합니다. 전달해야 할 내용은 많은데 페이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첨단 과학을 소재로 한다면 더욱 어렵습니다. 어린이들의 동화 같은 정서를 유지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 특히 궁금증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달에 가고 싶어요 - 사다리부터 로켓까지 달에 가는 36가지 방법』은 간결한 문체와 서정적인 그림으로 이 일을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앞으로 우주 과학을 이끌어 갈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1969년 7월 21일, 미국 NASA에서 발사한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의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습니다. 지구가 아닌 천체에 최초로 인류의 발자국을 남기던 그날, 세계 사람들이 TV를 통해 그 광경을 지켜봤지요. 우리나라는 이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그날을 임시공휴일로 정했었어요.


하지만 당시 미국과 소련이 우주 진출에 열을 올렸던 것은 연구나 개발을 위함이 아니라, 군사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였죠. 미사일에 폭탄을 싣고 적군을 향해 쏘면 끔찍한 무기가 되지만, 똑같은 미사일에 실험 장비와 사람을 싣고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리면 우주선이 되거든요.


그래서 미국은 아폴로 17호까지 여섯 번에 걸쳐 달에 사람을 보낸 후 (아폴로 13호는 도중에 사고가 나서 극적으로 귀환했습니다.) 아폴로계획을 중단했습니다. 그 정도면 강대국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 줬고, 엄청난 돈을 들여 달에 가 봐야 건질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달 착륙은 사실 이런 것이었어요.


그로부터 46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우주여행의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NASA는 비용 대비 효율성을 문제 삼아 유인 우주선 개발을 민간 기업인 보잉(Boeing)사와 스페이스-X(Space-X)사에 일임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에 버진갤러틱(Virgin Galactic)사는 자체 제작한 상업용 우주선 ‘스페이스십 2호(Spaceship-2)’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이따금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우주선의 소형화와 민영화는 비용과 효율적인 측면에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에요.


우주 산업의 민영화는 우주에 진출할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46년 전의 어린이들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보면서 ‘우주를 개발해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주로 떠올렸지만, 지금의 어린이들은 ‘자신이 직접 우주로 나가서 신천지를 개척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비약적인 기술 발전으로 어린이들의 꿈은 수십 년 안에 실현될 것입니다.


『달에 가고 싶어요 - 사다리부터 로켓까지 달에 가는 36가지 방법』은 우주를 동경하는 어린이들에게 구체적인 정보와 꿈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달을 향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어린이의 눈높이로 상상해 낸 달에 가는 방법, 새턴 5호 로켓(아폴로 11호)의 구체적인 구조와 원리, 그리고 태양범선과 우주 엘리베이터, 진공 튜브 기차와 같은 미래의 우주여행 수단 등 우주 관련 기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달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천체에 사람이 갈 때도 유용한 기술입니다. 우주를 향한 어린이들의 꿈에 탄탄한 지식을 더하는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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