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좋은 어린이 책 <징비록>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경윤(자유청소년도서관 관장)
 
과거를 반성하여 미래의 근심을 없애다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던가. 준비된 자에게는 근심이 없을 것이나, 준비가 없으면 근심이 끊이지 않으니, 만사가 다 준비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공부건 일이건 정치건 다 준비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선조 때의 명재상 유성룡이 쓴 《징비록》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일어난 7년간의 기록이다. 일본의 조선 침략에 준비 없이 대응했던 조선의 참상을 낱낱이 살피고,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책은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더불어 당시의 조선 사회를 이해하려는 이들에게는 필독서에 해당한다.


《징비록》을 읽으면 승리보다는 패전이, 기쁨보다 슬픔이 넘쳐나서 읽을 때마다 주먹을 쥐게 하고 한숨을 쉬게 만든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모습도 한심스럽고, 나라를 버리고 명나라로 망명할 생각을 했던 선조를 생각하면 피눈물이 흐른다. 이순신뿐만 아니라 많은 의병들이 모함당하여 갇히거나 고문당하고 심지어는 죽기까지 한 당시의 일들을 읽다보면 이런 풍전등화의 상황에서도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켜낸 조선의 백성들이 참으로 대단하게 여겨진다.


유성룡의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의 이러한 상황들을 낱낱이 기록해 놓아 오늘날까지 우리가 당시의 일들을 생생하게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징비록》을 다시 꺼내 읽는 이유는 과거에 분노하고 원통을 터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비참하게 슬픈 과거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다. ‘징비(懲毖)’라는 제목 자체가 〈시경〉에 나오는 ‘지난 일을 징계하여 후일의 근심거리를 그치게 한다.(豫其懲而毖役患)’에서 따온 말이니, 이 글을 쓸 때의 유성룡의 마음을 상상할 만하다.


파란자전거에서 펴낸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의 배경지식과 유성룡이라는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수록하고 원전을 쉽게 번역하여 《징비록》이라는 고전을 어린이들이 더 가깝게, 깊이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미래의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갈 어린이들이 이 고전을 거듭 읽음으로써, 우리 시대를 걱정하고 앞으로 다가올 근심거리를 잘 대비하여 다시는 이 땅에 비극적인 일들이 되풀이되어 일어나지 않게 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현실을 돌아보고, 앞날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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