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고흐, 나의 형>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향(도서출판 키다리 편집장)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술가는 누가 있을까?’ 하고 떠올렸을 때 쉽게 떠오르는 작가들 중 한 명이자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작품을 많이 그린 작가, 빈센트 반 고흐는 그가 그린 아름다운 그림만큼이나 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던 것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버팀목 같은 동생이 있었는데, 고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고흐, 나의 형>이다.


일본의 유명 그림책 작가 이세 히데코가 그린 이 그림책은 고흐 입장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생 테오가 회상하는 것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 조금 독특하다. ‘나에게는 형이 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테오의 나레이션을 듣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그림에 대한 열정과 작가적인 고뇌, 불안하고 불운했던 삶 속에서 유일하게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었던 동생 테오에게 고흐는 평생 동안 668통이나 되는 편지를 썼다고 한다. 고흐가 그만큼 그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동생 테오가 그에게 주었던 이해와 배려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경제적으로 불운한 삶을 살았던 고흐에게 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신뢰를 보여줬던 테오의 어릴 적 회상은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고흐의 모습과 조금 다르기도 하다.

 

고흐는 동생과 함께 밀밭에서 뛰어 놀고, 목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평범한 한 소년이었고, 화랑에서 번 돈을 집에 보내주기도 한 의젓한 장남이었으며, 사람들을 돕는 목회자가 되고 싶어 탄광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 했던 따뜻한 청년이었다. 주변을 보던 따뜻하고 섬세한 그의 눈은 그를 화가로 만들었다. 고흐는 자신의 열정을 그림으로 담으려고 애썼으며, 자신의 우울함 때문이라기보다 친구와의 갈등에서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없어 스스로의 귀를 잘랐던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런 모습들은 우리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더라면 알지 못했을 이야기이기도 하다.

 

훌륭한 그림을 많이 남겼지만, 불행한 삶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못지않은 동정과 안타까움을 남긴 작가 고흐, 그는 우울함과 강박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테오의 독백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나는 어쩌면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애틋한 형제를 가졌던 작가이기에 ‘정말로 불행한 화가였을까?’ 하고 다시 반문하게 된다. 어쩌면 그는 그 많은 어려움과 실패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이해해주고, 의지할 수 있었던 동생 테오가 있었기에 행복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요즘은 어린이들도 유명 화가의 작품을 만나기가 쉬워졌다. 전시회가 많이 열리기도 하고, 인터넷 창에 이름만 치면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작품과 작품명을 보고 배우기보다,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면 좀 더 그 그림에 남겨진 작가의 마음과 숨은 의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고흐에 대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이 그림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고흐의 삶에 대한 조금 다른 해석과 함께, 이세 히데코의 멋진 그림도 함께 감상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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