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수학개미의 결혼식>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우현옥(동화작가)

 

개미의 생태와 수학을 배우는 책?

작은 생명을 소중히 다루는 귀한 마음을 가르쳐주는 책!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개미를 잡아 괴롭힌 적이 있을 거예요.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후! 후! 입 바람을 불어 손끝 낭떠러지로 몰고, 뱅뱅 돌려 어지럽게 만들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그러면 개미는 도망치려고 우왕좌왕 안간 힘을 썼지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개미를 못살게 굴었는지 몰라요. 아마도 작고 힘이 없다고 개미를 만만하게 봐서 그랬던 것 같아요. <수학 개미의 결혼식은 그토록 만만하게 봤던 개미한테 수학을 배우는 이야기예요. 뿐만 아니라 개미의 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한 생명의 삶을 알게 해주는 이야기지요.

 

개미 나라에도 대통령인 여왕개미가 있고, 일반 백성처럼 열심히 일을 하는 일개미가 있어요. 싸움을 잘하는 장군 개미와 병사 개미가 있고, 일도 안 하고 다른 일개미들이 모아 둔 먹이를 훔쳐가는 도둑개미도 있어요. 개미를 잡아먹는 개미귀신도 있고요. 각각의 개미들은 저마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 내지요. 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농사를 짓고, 버섯을 기르고, 씨앗을 심어 싹을 트게 해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잘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해요. 왜냐 하면, 먹이를 얼마만큼 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수확한 먹이를 식구 수에 맞게 잘 나누어야 하고, 싸움을 할 때는 상대방의 병사 수와 우리의 병사 수를 비교해 보아야 하거든요. 다시 말해 살아가는 모든 일이 수학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지요.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수학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알아야 하는 거죠.

 

개미로 변한 아리와 민재가 개미 나라를 탐험하며 들려주는 개미의 생태가 마냥 즐겁고 신비롭지만은 않아요. 이유가 뭘까요? 그건 아마도 개미의 삶에서 우리의 모습을 엿보기 때문일 거예요. 개미의 삶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지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저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를 뿐 똑같이 소중하고 귀한 삶이에요. 아리는 개미들이 방 한 가득 죽은 개미들을 모아둔 것을 보며 자신이 죽인 개미들을 떠올려요. 자신보다 약하고 힘이 없다고 마구 괴롭히고 죽인 것을 후회하지요. 또 동생과 아웅다웅 싸운 것도 뉘우쳐요.

 

 이처럼 개미 나라 탐험을 마치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을 때 아리가 개미의 생태와 수학만 배운 게 아니에요.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다룰 줄 아는 귀한 마음을 함께 배운 거지요. 배움의 주머니가 커진 만큼 아이의 마음도 훌쩍 자란 거예요. <수학 개미의 결혼식>을 읽은 모든 친구들도 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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