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오빠와 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염광미(화성 예당초등학교 사서교사)

 

일곱 살 차이 남매의 보물 같은 이야기
일곱 살인 단추는 오빠와 함께 지내야 할 때가 많다. 엄마는 늦은 밤까지 일하고 아빠는 다쳐서 매일 누워서만 지내기 때문이다. 단추와 오빠는 매일 티격태격한다. 오빠는 단추를 놀리려고 ‘단추 노래’를 백 개도 더 지어 부르고, 날마다 새로운 방법으로 약을 올린다. 마치 동생을 놀리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어느 날, 골이 잔뜩 난 단추는 기발한 복수를 계획한다. 생각만 해도 입 꼬리가 쓰윽 올라간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단추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꼬마 악동 제제를 닮았다. 아직은 어린 나이의 아이에게는 냉정한 현실과 그 현실 앞에서 너무 빨리 철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한창 어리광을 부릴 나이인데 엄마에게 떼 한번 쓰지 않고 묵묵히 참아 낸다. 자신을 매일 놀려대는 오빠지만 오히려 닮고 싶어 한다. 심사가 꼬일 만도 한데, 나이에 비해 속이 꽤 깊다. 오빠가 겉으로는 괴롭히는 것 같지만, 보디가드처럼 지켜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일까? 보일 듯 말 듯 감춰진 오빠의 사랑이 단추의 마음과 읽는 이의 마음을 두근두근 하게 만든다.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삽화가 꽁꽁 언 마음도 녹일 듯 따뜻하다. 천진난만한 단추의 표정과 든든한 오빠의 모습은 이야기의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숨소리가 낮아지고 읽는 속도가 느려진다. 짧지만 담겨 있는 이야기는 묵직하다. 읽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까닭이다. 그 어느 시보다도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에 단추의 동심을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은 작가를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올 가을, 이 세상 모든 형제들에게 줄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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