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 책 <그 꿈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해원(작가)


그곳에 꿈이 있었다. 아마도 2003년 그해 나는 분명 폭격 맞은 도시의 참혹한 광경과 겁에 질린 사람들의 눈빛을 뉴스에서 얼핏 보았을 테고, 전쟁을 막기 위해 그곳으로 달려간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적어도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부르짖는 목소리에 공감하는 정도의 양심은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전쟁터 한가운데 있었던 아무개를 생각하진 않았다. 공터에서 공을 차며 달리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이웃 오빠를 좋아하는 소녀의 반짝이는 눈빛과 선생님 질문에 손을 번쩍 든 아이의 힘찬 목소리는 들으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처참하게 무너진 도시에 묻힌 것이 ‘그 꿈들’이라는 걸 비겁하게 모른 체했다. 이제야 「그 꿈들」을 들춰보면서 그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봤다. 알라위, 핫싼, 오마르, 파라, 무스타파, 살람 그리고 스미스. 


「그 꿈들」에는 골목길을 돌면 빨랫줄에 널린 이불이 펄럭이는 집이 있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소박했던 꿈이 담겨 있다. 그림은 깊고, 이야기는 담담하다. 그래서 아프다. 더 아픈 건 지금도 그곳에선 또 지구 어디에선가는 ‘그 꿈들’이 무참히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지난 시간을 기억하는 기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들어야 할 목소리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알라위가 묻는다. 의사가 되고 싶었던 수아드가 말한다. 평화란 무엇인가? 그들의 목소리에 어찌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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