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좋은 어린이 책 <검은 벽에 숨겨진 비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배성호(서울 수송초 교사, 역사교육연구소 연구원)
 

한여름 더위도 날리고 문학성도 놓치지 않는

 ‘상쾌한 유령 이야기’
한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책들과 마주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책에 빠져 들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유쾌하고 상쾌한 여행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책은 바로 유령과 마주한 소녀 앨리의 이야기 ‘앨리와 고스트 헌터’ 시리즈다.

 

유령이라는 이야기에 언뜻 공포물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공포보다는 초자연과 영적인 세계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주인공 앨리가 유령과 만나면서 겪게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면서도 매력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시리즈 네 권의 첫 권인 <검은 벽에 숨겨진 비밀>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신선하다. 에글런타인의 글씨체라는 단서 하나를 바탕으로 벽을 검게 만들 만큼 빼곡히 쓰여지는 글 속의 미스터리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탐정처럼 비밀을 캐 나가는 앨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전체 이야기 속에 에밀리 공주와 오스릭 백작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다룬 또 하나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엇갈리는 점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앨리는, 에글런타인이 이미 죽었음에도 에밀리 공주 이야기를 계속 써 나가는 까닭을 차츰 알아나가게 되고, 어딘가 자신의 성격과 흡사한 에글런타인을 이해하게 되면서 남들과 마찰을 일으켰던 자신의 성격도 되돌아보게 된다. 나아가 동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도 흐뭇하다.

 

첫 권 <검은 벽에 숨겨진 비밀>과 함께 출간된 시리즈 2권 <계곡에서 누군가>도 내친 김에  이어서 읽어 볼만하다. 이 책에서도 현장 체험학습에서 유령과 마주하며 일어난 일들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더욱 흥미를 돋우는 점은 주인공 앨리의 풋풋한 짝사랑 이야기가 유령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유령을 뒤쫓는 앨리의 마음 한편에서 가슴 뛰는 이성 친구에 대한 절실함을 쫓는 앨리의 상큼한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오싹한 유령 이야기이지만 책의 어린 주인공들이 유령의 실체를 알아나가도록 비교적 치밀하게 이야기를 구성한 점이고, 또 하나는 주인공 앨리가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앨리 또래의 독자들이 짜임새 있는 내용 덕분에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보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책의 주인공들을 함부로 어린아이 취급하지 않는 저자의 세련되고 유머 넘치는 서술 태도는 어른 독자마저 유쾌하다.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 이 시리즈를 읽으며 무더위를 날려 보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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