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숲이 보내 준 선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진(동화작가, 문학세계사 편집장)


아이들은 가슴으로 깨닫습니다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앎에 이른다는 뜻이지요. 사물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나와 삶의 이치를 깨닫는 뜻이기도 합니다. 옛 사람들은 격물치지의 한 방법으로 날마다 만 그루의 나무를 세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낱 나무를 세는 것이 어떻게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을까요?

 

한때 나는 거의 하루도 건너지 않고 숲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봄부터 겨울까지 숲의 생명들이 나고 자라는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닌데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지요.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숲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요. 일찍 핀 꽃은 일찍 지고, 늦게 핀 꽃은 늦게까지 숲을 밝히듯 말입니다.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을 향해 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도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의 나이테가 금 하나만큼은 넓어졌다고나 할까요.

 

나는 날마다 만 그루의 나무를 세는 것의 의미도 그제야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숲을 걷는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숲의 아름다움만 본다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 안에서 서식하는 숱한 생명들을 만나는 것이고, 그런 관계 속에서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은 호기심과 감수성이 날마다 새록새록 눈 뜨는 시간입니다. 무엇이든 처음으로 경험하는 새로운 시간들입니다. 아이들을 숲에 놓아두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머리로 깨닫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습니다. 사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이보다는 들판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처럼, 아이들 스스로 자연 속에서 하나 된 느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관심과 사랑일 겁니다.

 

<숲이 보내준 선물>은 넘기는 페이지마다 숲의 모습들이 풍성하게 펼쳐집니다. 계절과 함께 변화하는 숲의 정경을 그 안에서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과 함께 수채화로 섬세하고 정갈하게 그려 냅니다. 이토록 밀도 높은 그림들이 가득한데도, 시적으로 압축된 간결한 문장들 덕분인지 전체적으로는 조용하게 빈 듯한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여백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대화하고 침묵하며 스스로 자라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을 배우는 과정이야말로 숲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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